20일 美 25개 도시서 진행 예정…수만명 참여 예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 앞 도로에 그려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구호의 모습. [AP]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노동계가 흑인 단체들과 연합해 인종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대규모 파업을 벌인다.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오는 20일 수만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미국 25개 도시에서 ‘흑인 생명을 위한 파업(Strike for Black Lives)’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제서비스노조(SEIU)를 비롯해 국제트럭운전자연대, 미국교사연맹, 미국 농장노동자조합, 시간제 노동자 단체인 ‘15달러를 위한 싸움’ 등이 주도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등의 인종 차별 반대 시민운동 단체들도 동참한다.
이번 파업에는 흑인 노동자 비율이 높은 패스트푸드점 및 차량 공유 업체, 요양원, 공항 소속 노동자들이 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파업 당일 미 전역 도시에서 대규모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2014년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한 미주리주 퍼거슨에선 맥도날드 노동자들이 사건 현장을 찾아 추모 시위를 열고,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니애폴리스에선 요양원 및 공항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15달러(약 1만8000원)로 인상하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하루 종일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노동자들은 약 8분간 파업을 진행한다. 이 시간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있던 약 8분 46초를 의미한다.
‘흑인 생명을 위한 파업’ 측이 요구하는 정책적 변화는 최저임금 인상, 병가 및 의료 서비스 도입, 육아 지원 및 방역 대책 마련을 비롯해 기업들이 노조 결성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선출직 공무원 및 기업들에 인종차별주의를 없애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BLM 지도자 리처드 월리스는 “현재 수준의 최저 임금으론 해당 금액을 받는 흑인들이 생계조차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리 케이 헨리 SEIU 위원장은 “많은 기업들이 인종 차별에 대해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내고는 있지만, 유색 인종 노동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경찰관의 폭력으로 인해 구성원을 잃은 가족들을 지지하기 위한 어머니들의 행진에 참석한 한 참가자가 발언하는 모습. [EPA] |
한편, 미국에선 흑인 노동자의 54%, 히스패닉 노동자의 63%가 최저 생활비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