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대비 공급 턱없이 부족해
업계 간 뺏고 뺏는 일 비일비재
CTO 뺏길라 정체 꽁꽁 숨기기도
이미지=유동현 기자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연봉 원하는 대로 드립니다. 우리 회사에 와주세요!”
IT 벤처업계의 ‘CTO(최고기술책임자)’ 영입경쟁이 뜨겁다. 대기업 임원급 연봉에 스톡옵션까지 내걸며 ‘CTO 모시기’에 경쟁이 불붙었다.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마케팅’에서 ‘기술력’으로 넘어가면서 CTO의 역할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스타트업이 CTO 영입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헤드헌팅업계 관계자는 “최근 IT 스타트업계에서 CTO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회사 대표가 3번을 찾아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연봉 3억원 이상에, 스톡옵션도 두둑이 챙겨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도 CTO 찾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CTO를 뺏고 뺏는 전쟁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야놀자의 송재하 CTO를 자사 CTO로 영입했다. 송 CTO를 영입하고 나서 배달의민족의 핵심 프로젝트인 배달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플랫폼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송 CTO를 빼앗긴 야놀자는 최근 네이버와 엔씨소프트, SK플래닛을 거친 엄태욱 CTO를 영입했다. 엄 CTO는 야놀자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울러 야놀자의 최대 프로젝트인 ‘와이플럭스’에도 힘을 보탠다. 와이플럭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숙소 예약부터 객실 서비스, 체크아웃 등 모든 과정을 앱 하나로 처리하는 차세대 서비스다.
국내 1위 퍼스널모빌리티 브랜드 ‘씽씽’을 운영하는 피유엠피도 LG전자 로봇연구소에서 로봇·AI 등을 연구한 김상훈 CTO를 영입했다. 김 CTO는 로봇·AI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전동킥보드 개발에 나섰다.
CTO 영입경쟁이 심해지자 회사 CTO의 정체를 숨기는 경우도 있다. CTO가 외부에 노출되면 경쟁 업체에서 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가 플랫폼 스타트업 여기어때는 지난 2월 조동현 CTO를 영입했다. 여기어때는 조 CTO의 이름과 영입 시점 외 어떠한 정보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CTO를 구하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모빌리티기업 KST모빌리티와 부동산중개 플랫폼 다방은 현재 CTO가 공석이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