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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이건희 주식부자 1위 위태…이재용 넘어선 서정진·김범수
셀트리온·카카오 지분
개인회사로 우회 보유
재계 3·4세 자산 정체
게임 창업자들 대약진

상속·증여·상장 등 변수
한화 3형제·방시혁 등
‘1조 클럽’ 곧 가입 예약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난세는 영웅을 낳는다. 코로나19는 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고, 재계 총수일가 주식 보유 순위도 요동치고 있다.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새로운 창업주 그룹이 재계 3·4세 총수들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7월 16일 종가 기준 상장사 보유지분 가치는 15조9936억원이다. 대부분이 삼성전자 가치(13조4442억원)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70% 가까이 올랐지만, 최대주주사이자 이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 주가는 채 1%도 오르지 못했다. 삼성생명과 삼성SDS 지분 가치 역시 지난해보다 줄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5.62%의 가치는 5조5169억원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지분 20.03%(8조5125억원)를 가진 셀트리온홀딩스 주식을 96% 갖고 있다. 명의만 법인이지, 개인자산과 다름없다. 서 회장이 실질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는 14조294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에 이어 줄곧 2위를 유지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7조1181억원으로, 아예 4위로 밀렸다. 보유 주식 가운데 올해 주가가 제대로 오른 종목이 하나도 없다.

이 부회장을 제치고 3위에 오른 주인공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다. 김 의장이 직접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14.36%이지만, 100% 지분을 가진 완전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가 11.42%를 보유 중이다. 결국 김 의장이 25.78%의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현재 가치는 7조2266억원이다.

여성 주식부자 1위인 삼성 이 회장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장은 5조3800억원으로 5위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3조3476억원으로 6위까지 처졌지만 그마저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조622억원으로 바싹 추격 중이다. 최 회장은 최근 SK바이오팜 상장 수혜를 본 ㈜SK의 최대주주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2조5692억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2조3100억원) 등 게임그룹 창업주들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2조119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1조8997억원) 등 재계 후계자들을 제치고 나란히 8, 9위에 올랐다.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을 빛낸 ‘7개의 별’은 카카오(110%), 셀트리온(74%), 삼성바이오(69%), LG화학(65%), 삼성SDI(64%), 엔씨소프트(62%), 네이버(46%)다.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3개나 된다. 대기업들은 총수일가 지분이 지주회사 또는 사실상의 지주회사에 몰려 있다. 계열사 기업가치가 높아져도 영향이 간접적이다. 인터넷·바이오·게임 등 창업자들은 핵심 회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어 최근 주식자산이 급증했다.

변수는 존재한다. 삼성은 이 회장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모두 물려받으면 보유 주식 가치가 20조원을 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지분을 모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물려받고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한다면 6조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 SK는 최 회장이 총수입맞교환(TRS) 형태로 보유한 SK실트론 30.9%의 지분 가치가 상장 시 최소 2조원, 많게는 3조원으로 추정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고 양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지분까지 물려받으면 3조원대로 올라선다.

예약자들도 있다. 기업공개 준비 작업에 돌입한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후 추정 시가총액은 3조~5조원에 달한다. 45.2% 지분을 가진 방시혁 대표는 조 단위 주식부자 예약자다.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도 빅히트 지분을 25%나 보유하고 있어 간접 수혜를 기대할 만하다.

이 밖에 현재 보유가치가 9800억원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도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주가가 조금만 더 오른다면 1조원에 진입할 수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가 100% 지분을 가진 에이치솔루션은 순자산만 2조원에 육박한다. 잠재적인 조 단위 부자 후보다.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사장은 현재 현대중공업지주 지분(5.1%) 가치가 2000억원 미만이지만 정몽준 고문의 지분(25.8%, 시가 1조원)을 물려받는다면 조 단위 부자가 될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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