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대행 ‘다이거우’ 대거 자국 매장으로 발 돌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얼어붙은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데다, 중국 명품시장이 비교적 해외 방문객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보다 명품시장의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급 주얼리브랜드인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 등을 소유하고 있는 스위스 리치몬드 그룹은 지난 3월부터 6월말까지 중국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글로벌 총 매출액이 4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리치몬드 그룹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시장의 매출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해당 분기 매출이 62%나 감소했다.
19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가 회복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글로벌 명품 기업들을 구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중국에서만큼은 매출이 개선되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는 지난 5월 중국에서의 매출이 10% 증가했다고 밝혔고, 살바토레 페라가모도 같은달 중국의 매출이 두 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매출 급등의 배경으로 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해외 명품을 대리구매 해온 ‘다이거우’들이 자국 내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까르디에의 한 관계자는 “국내 다이거우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이상 해외에 나가 쇼핑을 할 수가 없으며, 결국 중국 내 매장에서 쇼핑을 해야한다”면서 “이것이 명품 시장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도 매출 급증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명품 시계 브랜드인 예거 르쿨트르는 지난 5월 상하이 매장에서 할인행사를 진행, 수 백개의 시계가 모두 하루만에 소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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