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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정상 ‘코로나 기금’ 합의 불발
27개국 지원형식·조건 입장차
북유럽-남유럽간 대립 드러내

기존 일정보다 하루 늘려가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회복기금을 논의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의 논의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7~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코로나19 확산 후 첫 대면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7500억유로(약1033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을 설치하기 위한 합의에 사실상 실패했다.

애초 정상회의는 17~1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회원국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하루 더 연장됐다.

하지만, 경제회복기금의 규모를 비롯해 ‘보조금이냐 대출이냐’ 등 지원 형식과 조건을 두고 결국 회원국 간의 극명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앞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7500억유로 중 5000억 유로는 보조금으로, 나머지는 대출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지원 방식이 보조금보다 대출금 형태가 돼야 하고, 기금 지원에는 노동시장·경제 개혁 등의 조건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헝가리는 북유럽 국가들이 제안한 지원 조건이 부과되면 경제회복기금 계획 전체를 거부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논의가 더욱 복잡해졌다. 헝가리의 주장을 폴란드와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지지했다.

협상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샤를 미셸 EU상임의장이 보조금 비중을 기준 5000억유로에서 4000억유로로 줄이는 방안까지 제안했지만, 북유럽 국가들은 보조금을 최대 3500억유로로 줄여야만 수용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올해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정도면 기금 규모, 운용 방식, 규정 등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 어느 정도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나는 합의를 추진하겠지만, 오늘 결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경제회복기금에 대한 합의에 사실상 실패함에 따라 유럽 내 금융시장의 불안은 물론, EU의 통합과 연대에 대한 의구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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