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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주일미군 코로나 감염 실태 미공개 논란
[EPA]

[헤럴드경제] 일본 정부가 주일미군 관계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 등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미군 측이 즉시대응 태세를 유지하는 관점에서 확진 실태 공개를 꺼리고 있다며 특수성이 있는 오키나와를 제외하고는 감염자 총수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일미군 관계자의 감염증 관련 정보는 미일 양국이 2013년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라 기지 사령관이 해당 지역의 보건소장에게 연락하는 구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각 지자체와 보건소는 미군 기지 내의 감염자 수 등을 발표해왔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지난 3월 말 코로나19와 관련해선 전력 운용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개별 부대와 각 기지의 감염자 수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일본 외무성을 통해 각 지자체에 이 방침이 전달됐다.

이 때문에 올 4월 이후로 일본 각 지자체가 발표하는 내용은 정확한 감염자 수가 아니라 '수명'(數人) 등으로 애매하게 발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반발해 미군 주택지구가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즈시(逗子)시 의회는 지난 6월 "미군 기지 내의 감염이 기지 주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감염 실태를 정확히 공개하도록 정부 측에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했다.

이런 움직임은 주일미군 시설의 70%가량이 집중된 오키나와현과 오키나와 각 기초의회에서도 확산했다.

오키나와현 의회와 각 기지가 위치한 시초손(市町村)의 기초의회는 주일미군 확진자 동선 공개와 오키나와로의 병력 이동 중지까지 촉구하는 결의문 등을 잇따라 가결했다.

이는 최근 집단 감염이 확인된 오키나와 기노완(宜野彎)시의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기지 등을 드나들던 일본인 택시 운전사의 감염이 확인되는 등 주일미군 기지를 매개로 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주민들에게 정확하게 정보를 알리지 않으면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미군 측과의 협의를 거쳐 감염자 수를 공표했다.

오키나와현에서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77명의 감염자가 나온 후텐마 비행장을 포함해 총 136명의 미군 관계자 감염이 확인됐다.

일본 방위성 자료에 따르면 주일미군은 군인이 5만2천명으로, 가족 등을 포함하면 약 10만5천명에 달한다.

도쿄신문은 전체적으로 10만명이 넘는 주일미군 커뮤니티의 감염 실태를 공개하지 않으면 지자체와 해당 지역 주민이 불신감을 갖게 돼 미·일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주일미군 관계자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는 일탈 사례도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미 해군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배속된 미군 관계자가 지난 19일 도쿄 하네다(羽田)공항 검역소에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은 뒤 지정된 장소에 머무르지 않은 채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군 전용차를 타고 격리 대기용으로 이용되는 요코스카 시내의 호텔로 이동했다.

NHK는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이 관계자는 원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항 검역소가 지정한 곳에 있어야 했지만 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전했다.

요코스카시 당국은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적절한 감염 예방 조처를 하도록 중앙정부를 통해 미군 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하네다공항 검역 과정에서 미군 관계자 3명이 일본 당국에 렌터카를 이용한다고 거짓 신고를 하고 이튿날 오전 민항기 편으로 미군 기지가 있는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의 공항으로 이동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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