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수수료 인상'…사실상 대책 없어 발만 동동
올해 우후죽순 생기는 공공배달앱도 잠재적 위협
이미지=박지영 기자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배달 발(發) ‘쩐의 전쟁’에 국내 최대 배달 앱 '배달의민족'도 위기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배달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후발업체들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맹렬한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상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은 최근 비상대책 회의를 수시로 열고 있다. 회의에선 “초긴장 상태로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창사 이래 10년간 고속성장을 해온 우아한형제들에서 ‘초긴장’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아한형제들 자체 분석에 따르면 현재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약 55%. 지난해 60%에 비해 5%포인트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경쟁업체의 추격은 거세다. 특히 쿠팡의 '쿠팡이츠' 성장이 무섭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6월 월간 활성이용자(MAU·안드로이드 기준)는 4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나 증가했다.
이에 쿠팡이츠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통'(27만명)을 제치고 국내 3위 배달앱으로 올라섰다. 업계에선 2위인 '요기요'(490만명)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위메프의 '위메프오'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위메프오의 6월 MAU는 1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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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장에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배달의 민족은 수수료에 발목이 잡혔다. 사실상 현재의 월정액 수익모델을 손보지 않고서는 수익을 확대할 방법이 없다. 쿠팡 등 경쟁사에 비해 자본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 수수료 인상을 발표했다가 소상공인 반발에 결국 백기를 들고 수수료 체계를 원상 복귀시켰다.
반면 쿠팡이츠는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받은 막대한 자본력을 무기로 배달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주문 건당 1000원이라는 소액의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위메프오도 가맹점주들이 서버 비용(주당 8800원)만 부담하면 중개 수수료는 전혀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월 약 3만5000원만 내면 배달앱 입점이 가능한 것이다. 자본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공공배달앱도 배달의민족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공공배달앱을 운영 중인 군산시 외에도 연내 공공배달앱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지자체는 경기도, 충북도, 서울시, 부산 남구, 부산시 등 10여 곳이 넘는다. 공공배달앱 전부 '수수료 0%'를 내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배달앱이 경쟁력이 없어도. 10여 개에 달하는 지자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하면 그 여파를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배달 거래액은 월 1조242억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