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난 30여년간 확대되던 전 세계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또 다시 퇴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21일(현지시간) IMF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성의 경제적 기회가 위협받고 있다”며 “경제 활동에 있어 성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위 ‘남성 실직(man-cession)’ 문제가 심각했던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달리 현재 코로나19 경제 위기 국면에선 소매·관광·서비스업 등 여성들의 진출이 더 많은 분야에서의 일자리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함께 글을 쓴 IMF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학교 및 탁아소 폐쇄로 인해 여성들이 가정에서 보육의 책임을 더 크게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여성들은 육아와 가사에 대한 책임이 커지며 경기 회복 이후에도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5월 캐나다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6세 미만 자녀를 둔 가정에서 아버지가 직장에 복귀했을 가능성이 어머니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 비해 개발도상국에서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도 IMF는 밝혔다. 개발도상국 여성들은 정규직보다는 고용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현금을 바로 벌 수 있는 비정규 일자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IMF의 분석이다.
특히, 과거 전염병의 팬데믹 상황을 볼 때 개도국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학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영구적인 여성 인적 자본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IMF는 각국 정부 및 의회가 나서 여성들이 활발하게 경제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IMF는 “여성 경제활동 지원 정책은 궁극적으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국가 경제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실업 지원을 연장하고,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