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승부땐 ‘선거결과 부정’으로 번질수도
미국 대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우편 투표’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주와 카운티 등에서는 공화·민주 양당 예비선거를 비롯해 11월 대선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 투표를 피하고 우편 투표로 대선에 참가하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이전 대선 대비 우편 투표 및 부재자 투표 신청 건수가 약 10배에 이르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분석이다.
미국 대선 전문 여론조사 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538)’에 따르면 2018년 중간선거에선 62%의 유권자만이 선거일에 투표했다. 538은 “미국 여러 주가 보편적인 우편 투표 시스템을 채택하며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 모두 우편 투표 확대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여념이 없다.
아직까진 어느 당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편 투표를 확대할 경우 투표율이 낮은 젊은 층과 유색 인종의 투표율을 끌어내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선거일에 맞춰 투표소로 나오기 힘든 노년층의 투표율도 함께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공화당에 불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CNN은 “흑인 유권자는 과거 우편 투표 경험이 별로 없는 데다 정부 기관의 투표 처리에 대한 신뢰가 낮다”며 “민주당 지지 성향의 이들이 투표에 회의감을 갖고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선 우편 투표 확대에 “외국의 선거 개입으로 부정선거로 이어질 수 있는 엄청난 사기”라며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공화당에서는 우편 투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인식이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한다. 특히, 대선 전체 승패를 좌우하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크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면 우편 투표가 확대 실시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CNN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패배한 선거에 대해선 부정행위에 대한 증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성을 의심하며 공격해온 전례가 많다”고 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