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국가는 검진조차 못 했을지도
[AP, 제작=신동윤 기자]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아프리카 대륙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비상 대책을 마련하는데 이어, 국제 기구에서도 아프리카 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누적 확진자수는 지난 24일(GMT, 그리니치 표준시) 0시 기준 40만8052명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 20만명에서 2배가 되는 데 불과 17일 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확진자 수로는 미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6000명을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감염과 연관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초과 사망자’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초과 사망자는 평년 사망자를 뛰어넘는 사망자 수를 가리킨다. 코로나19 환자임에도 의사가 지병 악화를 사인이라고 판단해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채 사망하거나, 병원의 코로나19 대응으로 병상이 줄어 입원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숨진 사람이 포함됐을 수 있다.
남아공 준국가기관인 의료연구협의회(SAMRC)는 “7월 둘째 주까지 지난 수주간 수치가 끊임없이 증가해서 자연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이 (역사적 데이터가 예상하는 것보다) 59% 증가했다”면서 “그 시기나 지리적 패턴이 코로나19 유행과 연관됐다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여성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 앞을 걸어가고 있다. [AP] |
이에 따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전국 TV연설을 통해 모든 공립학교를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4주간 휴교하겠다고 발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나라가 가장 급속한 감염 피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더 조심하기 위해 학교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남아공은 지난 3월 말 봉쇄기간 동안 휴교령을 내렸지만 6월 초부터 일부 수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다.
재원 및 의료 체계가 더 열악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4일(GMT, 그리니치 표준시) 0시 기준 79만2040명이고, 사망자는 1만6756명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선진화된 것으로 평가되는 남아공이 아프리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 속에, 진단 검사 능력이 부족한 다른 국가에선 알려지지 않은 환자로 인해 확산이 계속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마이크 라이언 국제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아프리카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가속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주 기준으로 주요 국가별 확진자 증가율을 보면 나미비아 69%, 보츠와나 66%, 잠비아 57% 등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30% 안팎에 이른다.
우간다에선 첫 번째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제작=신동윤 기자] |
WHO는 열악한 환경 속에 생활하는 전 세계 원주민 사회가 코로나19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의 나머지 지역에서 일어날 일의 전조이자 경고"라면서 조속한 방역 대책 수립·실행을 촉구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아프리카 내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 종사자들은 제대로된 보호 장비나 통제 조치가 부족해 속속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맛시디소 모에티 WHO 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지난 23일 “아프리카 대륙내 코로나19 확산은 대륙 전역의 의료 서비스에 점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그 안에서 일하는 의료 종사자 감염이 증가하는 등 매우 현실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사와 간호사, 실험실 연구원,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 등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 종사자들이 잘못된 정보와 편견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