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벨기에는 여행 자제령
여름휴가 앞두고 직격탄 우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폐쇄됐던 국경을 열었던 유럽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는 스페인에 대해 다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로 인해 회복 추세에 있던 유럽 관광 산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현지시간) BBC·CNN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이날 자정부터 스페인 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14일간의 격리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2주간의 격리 조건이 해제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내린 조치다.
이날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휴가 여행객에겐 혼란을 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조치에 대해 정부가 사과할 마음은 없다”며 “(스페인에 여행객이 많다는 이유로) 질질 끈다면 더 나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르웨이도 지난 24일 스페인 방문자를 대상으로 10일간 의무 격리를 재도입했으며, 프랑스·벨기에는 재확산 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유럽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 재시행으로 인한 관광산업 타격을 의식한 듯 아란차 곤살레스 라야 스페인 외무장관은 “스페인 내 코로나19 재확산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며 “주요 관광지인 카나리아 제도와 발레아레스 제도 등은 매우 안전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럽국 대다수가 국경을 다시 열어 관광을 재개한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런 조치들이 나온 이유는 스페인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진단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스페인 인구 10만명당 환자 발생률은 39.4명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특히 이 수치는 영국(14.6명)의 2.7배에 이른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정부 공식 집계치보다 최대 60% 더 많은 4만4868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치를 보도하기도 했다. 정부 공식 집계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1만9501명, 사망자는 2만8432명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럽 각국이 봉쇄된 국경을 개방하면서 희망에 부풀었던 여행 업계들은 다시 충격에 빠졌다. 세계 최대 전세 항공사인 TUI 항공은 26일 스페인으로 가는 모든 영국발 항공편을 취소했으며 이후 항공편들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TUI 측은 “불확실성과 혼란은 사업에 막대한 해를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