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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사형제 부활을 재추진한다.
28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국회 국정연설에서 마약과 관련한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부활하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법안은 범죄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마약의 위험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1987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사형제를 폐지했다. 이후 1993년 살인, 미성년자 강간, 납치와 관련한 범행으로 한정해 사형제를 다시 도입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06년엔 사형제가 폐지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 전쟁’을 선포한 이듬해인 2017년 사형제를 부활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해 5·13 중간선거를 거치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해 사형제 부활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정연설 때도 마약, 약탈과 관련한 흉악범에 대해 사형제를 부활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번에는 적용 범위를 마약 사범으로 좁혔다.
비센테 소토 상원의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범죄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사형제를 부활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즉각 사형제 부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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