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생활 백인 유권자 유인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교외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젠 더 이상 여러분의 지역에 지어지는 저소득자용 주택으로 인해 방해받거나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거주지 차별을 없애려고 시행에 들어간 ‘긍정적 공평주거 증진(AFFH) 규칙’을 폐지했다고 알리면서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100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교외 생활자가 많은 백인 유권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집값까지 거론하며 인종차별적 접근을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여러분의 집값은 시세에 근거해 오를 거고, 범죄는 줄어들 것이다. 내가 오바마-바이든의 AFFH 규칙을 폐지했다. 즐기시라!”라고 썼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AFFH는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발표했다. 연방의 자금 지원을 받는 지방정부는 지역사회의 인종차별정책을 철폐할 계획을 내도록 규정했다.
앞서 1965년 생긴 주택임대·매수·매수자금조달상 인종차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평주거권리법(Fair Housing Act)’이 시·주(州)가 연방 자금을 활용해 미국 내 지역에서 차별을 끝내도록 했지만, 엄격히 집행된 적이 없어 오바마 전 대통령 때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이 규칙을 폐지할 움직임을 보였다고 전했다. AFFH는 시와 교외, 지방에 똑같이 적용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이 흑인과 거리를 두려던 시대를 상기시키는 언어를 사용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에서 열린 에너지주도권 관련 행사에서도 그의 결정을 자랑하며 “(AFFH는)교외거주자에겐 지옥이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곧바로 비판을 불렀다.
민주당 소속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은 “이게 그의 핵심에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그가 부동산 사업을 해온 방법이고, 이 나라를 운영하고 싶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WP는 거주용 빌딩, 호텔, 골프장 등을 소유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인종차별 관련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