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 수익률 혜택에도 감소세
이벤트 종료땐 대량 현금유출 예상
부진한 성적에 담당 부서 골머리
“또 다른 프로모션도 준비중”
“소문만 요란? 결국 한달 천하로 끝나나”
‘녹색 메기’로 불리며 금융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던 네이버통장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네이버통장이 출시 두 달도 안돼 가입자 정체기에 직면했다. 네이버가 선보인 첫 금융상품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성과는 부진한 모양새다. 조건없이 연 3% 수익률 지급이라는 프로모션이 끝나기도 전에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
▶한달간 고작 3만명 모집… 초기 약발 벌써 시들= 3일 업계에 따르면, 8월 초 기준 네이버통장 가입자수는 30만 명을 조금 넘었다. 7월 한달 간 가입자 증가수가 고작 3만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 6월 3일 출시된 후 한 달 만인 7월 초까지 약 27만명의 가입자를 모은 후 7월 한 달 동안 가입자수가 고작 3만명 증가에 그친 것이다.
이는 카카오페이증권계좌가 출시 한달만에 가입자 50만명, 4개월 만에 140만명을 돌파하며 수요가 폭발적인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출시기념으로 조건없이 연 3% 수익률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 아직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초기 약발이 벌써부터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보유금액 100만원까지 조건없이 연 3% 수익률을 지급하는 혜택도 이번 8월로 종료된다. 7월 초 기준 네이버통장 납입금액이 100만원을 넘는 가입자는 전체의 약 23.1%다. 8월이 지나 프로모션이 끝나면 전체 가입자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이들이 다른 곳으로 현금을 옮길 가능성이 커져 대량의 현금 유출이 예상된다.
오는 9월부터는 전월 네이버페이 구매실적에 따라 차등적 수익률이 적용된다. 전월 결제실적이 1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골드등급으로 분류, 100만원까지 연 3% 이자율이 유지된다. 전월실적이 10만원 미만인 경우 연 1% 수익률을 지급한다. 네이버페이에서 일정 부분 돈을 써야 높은 이자율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 쏟아지는 질타… 대책 마련 고심= 급격히 둔화된 가입자 성장세와 프로모션 종료로 인한 현금 유출 우려에 네이버통장 담당 부서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에게 질타를 받았단 얘기도 들릴 정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8월 이후에도 가입자들을 위한 또 다른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며 “계속해서 혜택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통장은 ‘미래에셋대우CMA 네이버통장’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원금 손실 걱정 없는 은행 통장인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금융감독원이 변경을 권고, 네이버는 이를 받아들였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