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자 장관, ‘양국론’ 주창 리덩후이 전 총통 애도 뜻 표해
(좌측부터)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페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났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979년 대만 단교 후 첫 미국 최고위급 인사로서 대만을 방문한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났다.
중국이 이번 에이자 장관의 방문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면서 미중 관계는 물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고조되고 있는 긴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자유시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에 도착한 에이자 장관은 대만 총통부를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다.
차이 총통은 미국 방문단과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만의 공헌을 인정하고 대만의 국제적 참여를 지지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앞으로 백신 및 약품 등 방역 외에도 다른 분야의 교류에서도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에이자 장관은 “대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와 우정의 메시지를 이 자리에서 전달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에이자 장관은 얼마전 세상을 떠난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다.
리덩후이는 중국 본토에 뿌리를 둔 중국국민당 출신 총통이었으면서도 임기 말년에는 중국과 대만이 각각 별개의 나라라는 양국론(兩國論)을 들고나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리덩후이는 총통 재임 시절 당시 학자이던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에게 비밀리에 양안 관계 재정립 프로젝트를 맡겨 그를 정계로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말년에 그는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이들로부터 ‘대만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반면 중국 본토는 그를 ‘대만 독립 세력(臺獨)의 수괴’라면서 맹렬히 비난했다.
에이자 장관은 이날 오후 대만 위생복리부를 방문해 ‘미국재대만협회(AIT)-미국 주재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ECRO) 보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복리부 부장(장관)과 의료 보건, 물자 등의 주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만언론은 차이 총통이 오는 12일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와 미국진보센터(CAP)가 공동 주최하는 화상회의에서 ‘대만 보위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의 보루’라는 제목으로 연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