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관료 “미국민 백신 찾아 멀리 갈 필요 없다”
대만을 방문 중인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나오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장관은 “미국민의 필요를 맞춘 뒤엔 미국이 개발한 어떠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도 세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대만을 방문 중인 에이자 보건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미국 내 사용을 위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치료제를 개발하고 충분한 양을 생산하는 게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며 이렇게 말했다.
에이자 장관은 “그런 능력을 갖게 될 걸로 예상하고, 일단 필요가 충족되면 국제사회와 상의해 공평하게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의 모더나·노바백스 등 제약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레이스에서 각국 회사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20여개의 백신 후보가 인간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말까지 백신이 준비된다고 장담하고 있다. 미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이날 FDA에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 5월 한시적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치료제다.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회복기간을 앞당기는 걸로 확인됐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백신과 관련, 폭스비즈니스에 “미국민은 코로나19 백신을 받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모든 국민이 의사의 진료실, 소매 약국, 병원, 보건소 등을 통해 (백신에) 접근토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폭스뉴스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하는 백신이 FDA 승인을 획득하면 1억회분 투여량을 얻을 수 있게 미 정부가 19억5000만달러의 계약을 맺은 뒤 백신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고 썼다.
에이자 장관은 전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와 친선의 메시지를 전하게 돼 진정 영광”이라고 말했다. 미 최고위급 인사가 대만을 찾은 건 1979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하려고 이 때 대만과 관계를 끊었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에이자 장관의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보건당국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날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숨겼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민 질병관제서 소속 추앙인칭 전염병 전문가는 지난 1월13일 우한에서 진행된 새로운 바이러스 발병 관련 중국 당국의 설명을 거론,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는 걸 주저하고, 발병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학 곡선 등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대만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세계에 경고했는데 미국이 듣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WP는 대만은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즉각적인 행동에 들어갔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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