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등 미 제약사 10월께 백신 개발 완료 기대
중국·영국도 백신 레이스 선두권 경쟁 치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공식 등록을 선언한 가운데, 백신 개발을 위한 주요 국가들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러시아 당국이 공개한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와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백신의 모습.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한 백신 개발 전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각국은 러시아가 등록한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견제구를 날리는 한편, 초기 백신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 레이스에 더욱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원격 내각회의에서 “오늘 아침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이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으며, 자신의 딸도 임상시험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번 첫 백신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딴 ‘스푸트니크 V’로 명명, 8월말이나 9월 초에 의료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 후 내년부터 시판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열을 올려 온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의 발표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찍이 백신 개발·확보전(戰)에서 일찍이 주도권을 잡아온 미국의 마음이 급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백신 개발을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장관은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발표에 대해 “백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최초인지 아닌지가 아니다”면서 “중요한 것은 전 세계인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3상 임상시험을 마치기 전에 백신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시험을 통해 백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12월까지 미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맞는 수천만회분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오후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대통령도 서둘러 미국의 백신 개발 상황을 전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백신 레이스에 뒤쳐지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접종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백신 후보 상위 6개에 대한 개발과 제조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FDA의 승인을 받는 대로 미국인에게 백신을 전달할 준비가 돼 있다. 현재 그 승인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현재 임상 막바지에 돌입한 모더나사(社)와 백신 1억개에 대한 선주문 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미 미국은 화이자, 존슨앤존슨, 사노피 등 유력글로벌 제약사들과 대규모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모더나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손잡은 화이자의 경우 지난 27일 동시에 각각 3만명 규모의 3상 임상실험에 착수, 모두 이르면 10월에 최종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백신 레이스 선두권 경쟁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과 영국의 백신 개발 속도도 만만찮다.
현재 중국의 시노백 바이오텍과, 중국 국유제약사인 시노팜 모두 3상 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10월 중 백신 등록을 기대할 수 있다. 옥스퍼드대와 함께 백신 개발에 나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초기 임상시험을 마치고 조만간 3상 시험에 착수하기로 했고, 프랑스 사노피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9월부터 공동 개발중인 백신의 임상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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