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선택했다.
미국 대선에서 흑인 여성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윗을 통해 “약자를 위해선 ‘두려움이 없는 전사’이자 미국 최고의 공직자 중 하나인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음을 알리게 돼 큰 영광”이라고 알렸다. ▶관련기사 6면
해리스 상원의원도 트윗으로 “부통령 후보로 지명돼 영광”이라며 “바이든은 미국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으며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이상에 부응하는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상원의원은 12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함께 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민주당 측은 밝혔다.
두 사람은 다음 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다.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러닝메이트 후보들도 잇따라 해리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흑인 여성 러닝메이트 후보로 주목받았던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윗으로 “해리스는 끈질기고 선구적인 지도자”라고 말했고,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더 나은 미국을 건설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울 바이든과 해리스를 지원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내 주요 인사들도 해리스 의원 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해 환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해리스 상원의원을 지명한 것을 두고, 민주당 부통령 후보 선정의 주요 키워드였던 ‘여성’과 ‘유색인종’을 모두 충족시킨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3월 여성 중 한 명을 러닝메이트로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 이후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발생하면서 유색인종 여성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해리스 의원은 스탠퍼드대 교수였던 자메이카인 경제학자 아버지와 UC버클리에서 암을 연구한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가 인도 문화를 바탕에 두고 자랑스러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을 살았다”며 “첫 아시아계 미국인 부통령 후보”라고도 표현했다.
해리스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 ‘유리천장’을 깨고 소수 인종으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하며 정치적 이력을 다져왔다.
검사 출신의 해리스 의원은 지난 2010년에는 첫 여성이자 첫 흑인으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선출됐다. 2016년 선거에선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됐다. 현재 미 상원의원 가운데 유일한 흑인 여성 의원이기도 하다.
해리스 의원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될 지도 관심사다. 지난 1982년 민주당 제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과 2008년 공화당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지만 대선에선 패배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