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게임 아닌 내 추억” “이 게임 찾아주세요ㅠ”
폐쇄된 ‘쥬니어 네이버 게임랜드’ ‘야후 꾸러기’ 등 부활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내 학창시절을 책임졌던 게임”
2000년대를 휩쓸었던 플래시 게임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플래시 게임 서비스 종료가 예고됐지만 여전히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급기야 폐쇄됐던 게임 사이트 ‘쥬니어 네이버 게임랜드’ ‘야후 꾸러기’도 복원됐다. 20여 년 전 추억을 떠올리며 아쉬움 달래기에 한창이다.
[복구된 주니어 네이버 화면 캡처] |
플래시 게임은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이미지 기반 게임이다. 다운로드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어 저사양 PC에 제격이었다.
단순한 조작방식에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담겨 초등학생부터 노년층까지 고른 인기를 끌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아마추어 개발자도 쉽게 제작이 가능해 게임 종류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2000년대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졸라맨 캐릭터가 결투하는 ‘졸라맨 죽인혈전’, 아이돌 스타 ‘슈의 미용실’, ‘후레시맨’, ‘쥬디의 드레스샵’, 만두의 내용물을 채워 빚은 뒤 판매하는 ‘고향만두 만들기’ 등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국내포털은 플래시 게임을 한데 모아 제공했다. 대표 사이트인 ‘쥬니어 네이버 게임랜드’는 2000년 8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게임 실행에 필요한 ‘어도비 플래시’의 보안성 취약 문제가 제기되자 어도비는 2020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이에 국내 플래시 게임 사이트들도 점차 폐쇄 결정을 내렸다. ‘쥬니어 네이버’도 2019년 2월 공식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 지식인 화면 캡처] |
플래시 게임을 서비스하는 곳은 줄어들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최근까지도 네이버 지식인에는 ‘이 플래시 게임 좀 찾아주세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이 게임 이름이 뭐였죠?’ ‘저희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게임인데 어디서 할 수 있나요’ 등 문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급기야 폐쇄됐던 사이트도 복원됐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과거 데이터를 복원시켜 플래시 게임 사이트를 되살린 것이다. 2000년대 플래시 게임 성지였던 ‘쥬니어 네이버 게임랜드’와 ‘야후 꾸러기’가 대표적이다. 두 사이트는 공식 운영이 중단됐지만 지난해 말부터 복구된 사이트를 통해 게임이 가능하다.
이에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에는 복원 소식을 알리며 2000년대 느낌 그대로 게임을 즐기고 공유하는 글들이 활발하다.
[복구된 야후 꾸러기 화면 캡처] |
막바지 불꽃을 태우는 플래시 게임이지만 올해 말을 기점으로 더이상 즐길 순 없다.
게임 운영에 필요한 어도비 플래시 지원 자체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올해가 지나면 플래시 게임을 더이상 볼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고사양 게임이 생겨나는 트렌드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 게임이 기술 경쟁의 장으로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전 게임이 부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모바일 지원이 안되는 점도 플래시 게임의 한계다.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이 옮겨가는 상황에서 PC로만 구동되는 플래시 게임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2의 플래시 게임' 부활 가능성도 열려있다. 어도비를 대체할 HTML5 기반으로 플래시 게임을 서비스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게임엔 등 일부 사이트는 HTML5 기반의 플래시 게임을 제공 중이다. 게임엔 관계자는 "앞으로도 플래시 게임과 유사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지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