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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플러스] 또다른 11월의 레이스…민주 vs 공화 의회 장악 경쟁
상원 100석 중 3분의1·하원 435석 전체 선거
민주, ‘공화 주도’ 상원 장악 기회
공화, 대선 이어 의회 주도권 모두 빼앗길 가능성도
하원 과반 확실시 민주서 또 다른 신예 정치 스타 등장 예고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전경.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다가오는 11월3일 미국에서는 차기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두 개의 중요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입법기관인 의회의 구성원을 뽑는 상·하원 선거다. 양원제를 채택하는 미국은 2년마다 상·하원 선거를 치른다. 6년 임기의 상원은 2년마다 3분의 1이 새롭게 선출되고, 하원은 2년마다 전체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대통령 임기 중 치러지는 선거는 ‘중간선거’라고 불리며, 사실상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을 확인하는 선거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 의회를 보면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다. 당초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공화당 다수의 하원과 함께 출발했지만, 2018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돌린 민심은 민주당에게 다수당 지위를 안겼다. 덕분에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렸다.

양원 선거 전망은 일단 민주당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일부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의 민심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향하고 있는 현재의 대선 판세와 비슷하다. 민주당은 하원 다수를 유지하면서 상원 과반 의석까지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덕분에 상원 다수당 지위를 ‘방어’해야 하는 공화당은 수세에 몰린 상태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으로부터 다수당 자리를 빼앗은 민주당은 다가오는 11월 선거에서 현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노리고 있다. [EPA]

▶민주, 하원 이어 상원 장악 기회 잡나= 대선 결과에 이은 최대 관심사는 상원 선거 결과다. 세계 상원 권력 순위 2위로도 거론되는 미국의 상원은 적은 수와 그 임기 때문에 그 권위가 상당하다. 상원은 하원과 마찬가지로 법 제정과 개정, 폐지 등을 포함하는 입법권을 갖는다. 그리고 하원에는 없는 고위 공무원 탄핵재판 개시 권한, 대통령 지명 공무원 승인 권한, 외국과의 조약 승인 권한 등을 갖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상원은 총 100석 중 35석의 자리가 새롭게 선출된다. 이 중 현 공화당 지역구는 23석, 민주당 12석이다. 민주당은 현재 무소속 2석을 포함해 상원에서 47석을, 공화당은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즉,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다수당이 되기 위해서는 4석을 추가, 51석을 차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3석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다수당이 될 수 있다. 현안에 대해 50대 50으로 의견이 갈렸을 경우 부통령이 겸임하는 상원의장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원까지 장악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은 여론조사상 현재까지는 순조로운 분위기다. 쿡 정치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걸려있는 35개 의석 중 공화당 후보 당선이 확실한 후보는 10석으로,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3석이 줄었다. 심지어 수년간 공화당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조지아와 몬태나, 캔자스 등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거나 혹은 밀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령 애리조나에서는 마사 맥샐리 현 공화당 상원의원의 낙선이 벌써부터 확실시 되고 있다. 그의 맞상대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연구’로 이름을 알린 전직 우주비행사인 민주당의 마크 켈리 후보다. 만약 켈리가 상원 입성에 성공한다면 그는 25년 만에 이 주에서 선출된 두 번째 민주당 상원의원이 된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2017년 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은 앨라배마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안정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앨라배마는 이전까지만해도 25년 간 민주당 상원의원을 당선시킨 적 없는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공화당 후보가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당시 민주당 후보인 더그 존슨을 당선시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모습. 6년 전 자신의 지역구인 켄터키에서 민주당 후보를 14%차로 따돌리며 승리를 안았던 그는 다가오는 선거를 앞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에이미 맥그래스 후보에게 5%포인트 차 추격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매체 더 힐은 최근 매코널 의원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낮으며, 당선을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PA]

▶최대 악재는 트럼프? 위기의 공화= 결국 상원 선거의 키워드는 ‘트럼프’다. 중간선거가 통상 정권 심판적 성격을 갖기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올해 양원선거도 현 정권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을 지닐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인종차별 항의 시위 등을 거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돌린 민심이 그대로 상원 선거 결과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분위기가 11월까지 이어진다면 공화당이 대선과 의회선거에서 잇따른 참패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쿡 정치보고서의 상원분야 편집자인 제시카 테일러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올해의 독특한 상황을 피할 길이 없다”면서 “대선 해에는 함께 치러지는 선거들이 대선 판세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대통령이 자신의 당을 철두철미하게 장악하고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CNN은 “백악관과 상원 다수당 중 하나를 잃는 것은 공화당원들에게는 끔찍할 것이고, 둘 다 잃는 것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면서 “공화당의 재앙이 현실화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원, 민주당의 무난한 승리 예상= 하원에서는 민주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당연시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들은 민주당이 435석 중 221~222석을 무난하게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현재 확실시 되는 공화당 의석수는 188석이다.

전문가도 민주당의 과반은 ‘상수’이고 문제는 그 규모라고 설명했다. 밴더필트대의 토마스 슈와르츠 교수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하원 과반이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문제는 민주당 과반의 규모”라고 말했다. 쿡 정치보고서는 “11월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쓰나미(압승)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하원 압승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대도시 교외지역들이다. 부유한 백인 유권자가 많은 대도시의 교외지역들은 오랫동안 공화당 지지의 핵심 근거지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부실한 코로나19 대응과 ‘교외지역 라이프스타일 드림(Suburban Lifestyle Dream)’ 전략을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언행은 오히려 교외 지역의 민심이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역구 대표’인 하원의 성격상, 소외된 민심이 하원 선거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표심을 얻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그의 당파적 호소에 흥미를 잃고 실망한 보수 유권자들, 그리고 더 나은 교육을 받은 미국인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면서 “교외 유권자들은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에게 시큰둥하다”고 전했다.

최근 민주당의 미주리1선거구 하원의원 경선에서 승리한 흑인 인권운동 활동가 코리 부시가 지난 6월 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모습. 그는 경선에서 10선의 거물 정치인인 윌리엄 레이시 클레이 의원을 꺾는 이변을 만들어내며 정치권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로이터]

▶오카시오-코르테즈 이은 신예 정치 스타 탄생 예고= 하원 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이변’이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의 최대 이변은 단연 미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였다. 바텐더 출신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거물 현역 의원을 경선에서 이기고, 이후 본선에서 공화당 후보에게 승리하며 정치권 스타 신예로 주목받았다.

올해 이변의 주인공은 민주당 미주리1선거구 하원의원 후보인 흑인 여성 코리 부시다. 그는 지난 5일 실시된 민주당 미주리주 예비선거에서 10선의 거물 현역 정치인인 레이시 클레이와 맞붙어 2.1%포인트 득표차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가디언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나온 가장 주목할만한 결과 중 하나”라면서 “거의 반 세기 동안 이어진 정치 왕조를 마감시켰다”고 평했다.

두 아이를 둔 싱글맘으로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간호학교를 다니며 간호사로 생계를 책임져 온 그의 과거는 ‘흑수저의 승리’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2014년 미 전역에 일었던 인종차별 저항 시위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이후 흑인 인권활동가로서 이름을 알려왔다.

부시가 하원의원에 당선된다면 그는 미주리주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 된다. 현지 매체들은 해당 지역구가 민주당 성향이 강한 만큼 부시의 의회 입성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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