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지지도가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주요 야당이 합당을 추진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전날 열린 중·참의원 의원 간담회에서 당을 해산한 후 새로 창당하는 형식으로 역시 야당인 국민민주당과 통합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이르면 내달 초순에 이런 방식으로 양당을 합한 신당 창설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앞서 ‘민진당’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다 2017년 9~10월 분당한 후 3년 가까이 분열된 상태로 있었다.
작년 말에 소수 정당인 사민당까지 3당이 합당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번에는 신당 이름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는데 투표로 정하기로 합의해 합당이 성사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움직임이 완전한 합당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는 소비세 감세 등 일부 정책적 이견을 이유로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합당 찬성파와 반대파로 당을 가르는 분당을 추진할 생각을 표명한 바 있다.
결국 신당의 영향력은 합당에 참여하는 의원 규모가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통신은 중의원과 참의원을 합해 국회의원 140명이 넘는 규모가 될 것이며 태도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의원들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150명을 훨씬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NHK는 130~140명 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일본 국회에 따르면 자민당 및 자민당 회파(會派, 원내에서 활동을 함께 하는 의원 그룹으로 한국 국회의 교섭단체와 유사함)가 전체 중·참의원 의원 710명 중 397명을 차지하고 있다.
합당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야당이 당장 여당의 견제 세력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도통신이 지난달 17~19일 실시한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 31.9%, 입헌민주당 6.3%, 국민민주당 1.5%였다.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결과로 보면 양당을 합치더라도 자민당에 맞설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합당을 계기로 아베 정권에 대한 반대 세력이 보조를 맞추는 움직임이 확산하면 다음 선거 때 야권이 적극적으로 후보를 단일화하고 의석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그간 야당 분열이 선거 때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만큼 양당의 합당이 향후 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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