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중학교 2학년 A군, 아버지 체크카드를 이용해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수 차례에 걸쳐 50만원을 후원했다. 이를 알게 된 아버지가 유튜브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본인이 승인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중학교 1학년 B군은 아버지 체크카드로 트위치 크리에이터들에게 총 3000만원을 후원했다. 이 역시 트위치로부터 환불을 거부당했다. 경찰을 통해 해당 크리에이터들에게 직접 되찾을 수밖에 없었다.

미성년자들이 부모님 카드로 개인방송 크리에이터에 후원을 보냈다가 환불받지 못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국내 규제에 비교적 자유로운 유튜브, 트위치 등 해외 플랫폼이 심각하다.

유튜브의 후원금 수수료는 30%에 달한다. 이용자가 1000원을 후원하면 300원을 유튜브가 가져가는 셈이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개인방송 관련 소비자 불만상담 중 62.5%가 '유료 서비스 환급 분쟁'이다. 그중 48.4%가 부모 동의 없는 미성년자 유료 서비스다.

소보원 관계자는 “특히 유튜브와 트위치 등 해외 플랫폼의 경우에는 국내 규제에 협조적이지 않아 미성년자 환불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8년 '인터넷개인방송 유료후원아이템 결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유료 결제한 경우 환불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개인방송 플랫폼은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 트위치 등 개인방송플랫폼은 법정대리인 동의 없는 미성년자 결제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있었다.

유튜브는 이에 대해 "계정이 승인된 경우 자발적으로 이뤄진 후원 금액은 환불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실상 해외 플랫폼을 제어하는 데는 많은 한계점이 존재한다"며 "근본적으로 미성년자가 결제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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