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8~9GB로 비슷한 수준
고화질 동영상 시청엔 역부족
“5G로 카톡만 쓰는 거면 뭐 하러 5G 요금제 쓰나요?”
5세대(G) 요금이 지금보다 저렴해져도 정작 5G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4만원대 ‘5G 보편요금제’를 추진 중이다. 이동통신3사 최저 5G 요금제 월 5만 5000원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현 5G 최저 요금제로도 카카오톡, 인터넷 검색 등 기본적 서비스를 즐기는 정도에 불과하다. 가격이 떨어져도 고화질 영상 등 5G 서비스는 ‘그림의 떡’이다.
▶5G 최저요금제?…“카톡·인터넷 하면 끝”=이동통신3사의 5G 최저가 요금제는 월 5만 5000원이다. 데이터 8~9GB 제공에 그친다.
SK텔레콤 ‘5GX 요금제’의 ‘슬림’은 월 5만5000원에 9GB가 제공된다. KT의 5G 슬림 요금제는 월 8GB, LG유플러스의 5G 라이트는 월 9GB를 제공한다. 모두 5만 5000원으로 각사의 최저 5G 요금제다.
그러나 8~9GB 데이터로는 카카오톡이나 인터넷 검색 등 기본적인 기능만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5G가 자랑하는 고화질 영상물 시청 등에 제약이 따른다. 5G 최저 요금제로 사실상 5G 서비스를 즐기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8~9GB 요금제보다 한 단계 비싼 상품은 200GB 또는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월 7만 5000원에서 12만 5000원에 200GB 또는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한다. KT도 월 8만원~13만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150GB를 월 7만 5000원에 제공한다.
최저가 요금제 바로 윗 단계부터 데이터 제공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건 5G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선 사실상 데이터가 무제한에 가까워야 함을 보여준다.
▶“있으나 마나 ‘보편요금제?’, 5G는 못 즐겨!”= ‘5G 보편요금제’ 도입 요구가 거세진다.
보편요금제는 4만원대 이하의 저가 요금제로, 5G 상용화부터 도입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보편요금제는 문재인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 중 하나였던 만큼 여권의 도입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보편 요금제가 도입되더라도 데이터 제공량은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수준이 예상된다. 저렴한 5G 보편 요금제가 등장해도 여전히 고화질 영상물 시청 등 5G 서비스를 즐기기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신업계도 큰 부담이다. 5G 설비투자, 주파수 재할당 등 막대한 비용 지출이 예고된 상황에서 보편요금제 도입까지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통신시장 침체까지 이어졌다는 이유로 보편요금제 도입을 늦추고 있지만, 정기국회에서 도입 압박이 거세질 수 있는 만큼 대안 마련도 불가피해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연내에는 현재의 최저가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