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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던 폰’ 반값 보상!”…허울뿐인 ‘호갱’ 상품? [IT선빵!]
중고폰 보상 상품, 2년 후 출고가의 최대 50% 보장
비싸진 스마트폰 가격에 고객 관심 크게 증가
정작 '모 아니면 도'…까다로운 조건에 최신 고가폰으로 바꿔야
허울뿐인 ‘호갱’ 상품 비판…꼼꼼히 따져봐야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2년 후 최대 50% 보상…과연 이득일까?”

최신 스마트폰 가격이 갈수록 비싸지면서 이동통신 3사의 중고폰 가격 보장 혜택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출고가의 최대 50% 보장’이라는 파격적 조건이다. 시중 중고폰 시세보다도 훨씬 높다.

그러나 허울뿐인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 상품’이라는 평이 많다. 일부 까다로운 단말기 반납 기준에 최대 수준의 보장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통신사와 제조사를 바꿀 수 없어 ‘고객 묶어두기’ 상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월 1만원 미만으로 ‘최대 50%’ 보장

이통 3사는 비슷한 조건으로 각자 중고폰 보장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T갤럭시·아이폰 클럽’, KT는 ‘슈퍼체인지’, LG유플러스는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2년 후 새 단말기로 변경할 때 옛 단말기를 출고가의 최대 50%까지 보장해 매입한다. 단, 변경하는 새 단말기가 ‘갤럭시S’ 시리즈나 ‘노트’ 시리즈와 같은 최신 플래그십폰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예를 들어 ‘갤럭시S10’을 구입하며 중고폰 보장 서비스에 가입했다면 2년 후 ‘갤럭시S20’ 또는 ‘갤럭시노트20’을 구입해야만 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 이용료는 7700~8700원 수준(갤럭시노트20 기준)이다. 24개월 기준 20만원 내외를 지급하면 100만원이 넘는 출고가의 절반을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시 고가의 플래그십폰으로 기기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휴대폰을 자주 바꾸지 않거나 고가폰이 필요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다.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으로 가입 가능한 상시형 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KT(체인지업 점프)가 유일하다.

비싸지는 최신 스마트폰…“절반이라도 받자”

이통 3사의 중고폰 보장 혜택은 약 2~3년 전부터 각광받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의 10%가량이 관련 서비스에 가입했다. 가입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최신 플래그십폰 출고가 상승과 중고 단말기 가격의 하락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 ‘SE’를 제외한 아이폰 시리즈 등으로 대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은 몇 년 새 급격히 올랐다. 이젠 100만원 이상이 기본이다. 갤럭시S20 일반 모델 출고가는 124만8500원, 갤럭시노트20은 119만9000원,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은 105만6000원(128GB 기준)이다.

동시에 최신폰 중고 시세는 하락했다. 매물로 나온 단말기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고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애플의 ‘아이폰’ 중고 시세도 현재 출고가의 최대 20% 정도다. 이에 출고가의 최대 50%라는 이통 3사의 중고폰 보장 혜택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전부 다 50% 보장은 아냐…까다로운 단말 반납 기준

2년 동안 20만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지만 모두가 최대 50%의 보상을 받지는 않는다. 중고 단말기 상태에 따라 보장 범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중고폰 보장 프로그램 단말기 반납 조건. [홈페이지 캡처]

이통 3사는 각사 홈페이지 및 온라인 몰을 통해 대략적인 단말기 보상금액 평가 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화면, 충전 기능, 카메라 기능 등 최대 14가지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이 또한 1차적인 검수 기준일 뿐 세부 사항은 더 복잡하다. 보장성 상품인 만큼 보험사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상태가 반납 기준을 충족하지 않을 시에는 매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2년 동안 총 20만원가량의 월 이용료만 내고 아무런 보장을 못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대표적인 ‘호갱 상품’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통 3사는 전체 가입자 중 최대 보장 혜택을 받는 비율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KT 관계자는 “(최대 보장률이 적용되는) 25개월차에 보장받는 고객 대부분이 50%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납 기준이 까다로울수록 최대 보장을 받거나 아예 보장을 못 받는 ‘모 아니면 도’일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기준이 느슨하면 더 많은 가입자가 보장은 받겠지만, 최대 보장을 받는 비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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