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이용자 무려 76% 폭증… 국내 포털만 압박, 구글에는 ‘끽 소리’ 못하는 정치권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카카오 말고 구글 뉴스는요?” “음….(침묵)”
존재감조차 없었던 구글 뉴스가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정치권의 견제와 압박을 등에 업고, 급부상하고 있다.
구글 뉴스 전용앱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지난해보다 무려 76%나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외 이젠 구글에서도 뉴스 소비량이 많아졌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구글을 제쳐두고, 국내 포털만 압박하는 우스꽝스러운 형국이다.
최근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외압’ 논란으로 인공지능(AI) 뉴스 배열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돼 국내 포털이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에 반해 구글은 어부지리로 국내 뉴스시장에서 입지를 높이고 있다.
구글 뉴스 국내 이용자가 1년 새 76% 증가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 뉴스 앱의 8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0만7717명으로, 지난해 동월(23만 6533명) 대비 급증했다. 이는 76.4%가 증가한 수치다.
구글 뉴스에 머무는 시간도 늘었다. 8월 한 달간 누적 사용시간은 45만7847시간으로, 지난해(25만 3349시간) 대비 80.7% 올랐다. 지난해부터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뉴스 플랫폼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개인화 추천뉴스를 강화하는 등 서비스를 개편했다. ▷실시간 주요 뉴스 5개를 선정 ▷분야별 헤드라인 모음 ▷뉴스 스탠드를 통한 매체 구독 ▷위치 기반 지역별 뉴스 집중 제공 ▷뉴스 저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뉴스를 연계해 제공한다. 그만큼 파급력도 크다. 또 기사와 관련된 실시간 트윗(트위터 게시글)도 함께 노출시킨다.
양대 포털의 댓글창이 ‘네이버=보수’ ‘카카오=진보’라는 뜬금없는 정치 프레임에 휩싸인 사이, 국내 뉴스시장에서 구글의 입지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구글 뉴스 화면 |
9월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톡 뉴스에 실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뉴스에 대해 메신저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연합] |
국내 포털이 뉴스 배열 공정성 논란에 또다시 휩싸였다. 최근 국회 본회의서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메시지가 포착되면서 윤 의원을 향한 비난 못지않게 한편에선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뉴스 공정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포털 다음을 창업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포털담당자를 불러서 강력히 항의하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포털의 AI가 했으니까 우리는 중립적이다’라는 얘기도 윤 의원의 항의만큼이나 무책임한 답변”이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AI 알고리즘으로 자동으로 뉴스 편집을 해오고 있어 사람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업계에선 이 같은 논란을 뒤로하고, “정치권이 국내 포털만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작 뉴스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구글에는 ‘끽 소리’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뉴스 배열이 문제라면 AI를 활용하는 구글도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카카오는 들어오라고 압박하면서 뉴스 소비가 많아지는 구글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못하지 않냐“며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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