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우리 말고, 쿠팡이츠로 주문하시면 배달이 가능합니다."
배달의민족(배민) 가맹점들이 “태풍이 올 때는 '쿠팡이츠'로 배달시켜 달라”는 고객 안내글을 보내, 눈길을 끈다. 쿠팡이츠는 배민의 강력한 경쟁업체다.
태풍이 오면 라이더들의 안전 때문에 배민의 배달 범위는 축소되고, 심할 경우 배달이 아예 중단된다. 반면 쿠팡이츠는 태풍이 와도 배달을 정상 운영한다는 게 배민 측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안전은 뒷전’이란 얘기다. 우회적으로 경쟁사인 쿠팡이츠의 안전을 비판하고 한편으로는 견제하는 메시지다.
10일 배달플랫폼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풍이 올 때마다 배달의민족 가맹점들이 고객들에게 “쿠팡이츠를 이용해 달라”는 안내를 발송했다.
배민이 태풍 등 자연재해가 올 때는 배달범위를 크게 줄이기 때문이다. 배민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태풍이 올 경우 배달범위를 주문자 반경 5km에서 2km로 축소하고 있다. 태풍이 심할 경우에는 아예 배달 중단을 방침으로 정했다.
자료=배달의민족 캡쳐 |
요기요도 마찬가지다. 요기요 역시 자연재해가 오면 배달범위 축소 및 배달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태풍 링링이 상륙했을 때는 5시간 동안 배달을 중단하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이에 대해 "쿠팡이츠 역시 자연재해에 대한 자체적인 라이더 보호 대응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 및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가 불가하다고 전했다. 쿠팡이츠도 태풍이 올 때 라이더들에게 안전운전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공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태풍 바비가 상륙했을 때 인센티브로 라이더를 유인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태풍이 와도 라이더의 안전은 뒷전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쿠팡이츠가 라이더에게 필요한 유상운송보험, 산재보험 등을 의무화하지 않은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상운송보험이란 배달 등 영업행위를 하는 차량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시 상대 차량의 피해액을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산재보험이란 업무로 인해 발생한 사고·질병 등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최근 코로나19, 태풍 등으로 배달이 증가하면서 라이더들은 하루에 많게는 50건 이상의 배달을 하며 과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배달업무의 위험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배달앱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배민과 요기요를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에 따르면 8월 쿠팡이츠의 월간 순이용자수(MAU)는 70만명으로 1년 전 17만명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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