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까고 말할래” 카카오톡 저격
문자 감성 레트로 열풍타고 인기
5만 팔로어로 MZ세대에 입소문
“라이언, 네가 문자 감성을 알기나 해?”
2002년 자취를 감춘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의 마스코트 ‘홀맨’이 돌아왔다. ‘@}--〉--(장미’), ‘(((o(*º▽º*)o)))’ 등 1990년대~2000년대를 풍미한 문자 감성을 되살리기 위함이다. “메신저 때문에 감성이 퇴화했다”며 대놓고 카카오톡을 저격하기도 한다. 신비주의, 레트로 전략으로 2030세대는 물론 홀맨을 모르던 2000년대생에게도 입소문을 탔다.
지난 7월 인스타그램에는 ‘홀맨이즈백’이라는 계정이 등장됐다. 홀맨은 “당신들은 촉촉했던 문자 감성을 잃었다”며 카카오톡 때문에 사라진 추억의 문자를 회상시킨다. ‘#오늘의80바이트’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문자와 같은 80byte(바이트) 용량의 글을 게시하는 것이 콘셉트다. 18년 만에 돌아온 홀맨은 부활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약 5만명의 팔로어를 모았다.
[홀맨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
홀맨의 목적은 문자 감성을 되살리는 것으로 추측된다. 카카오톡의 캐릭터 ‘라이언’을 저격하며 “진화된 메신저 때문에 감성이 퇴화했다”고 지적한다.
가수 김현정과 함께 “톡까고 말할래”라는 영상도 제작했다. 영상에서 홀맨은 “이모티콘을 유료로 산다니 말도 안 된다” “자꾸 (카카오톡의) ‘1’을 보는 건 집착일 뿐”이라며 문자로의 회귀를 꿈꾼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313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홀맨 유튜브 캡처] |
홀맨은 옛 LG텔레콤(현 유플)의 마스코트로, 지난 1995년 탄생했다. 당시엔 통신사별로 홀·알·팅 등의 포인트를 충전해야 문자나 전화시간 연장이 가능했다. 홀맨은 통신 3사 캐릭터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2년 피처폰 시대가 저물면서 홀맨 또한 자취를 감췄다.
누가 홀맨을 다시 소환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LG유플러스의 또 다른 신비주의 마케팅이나 레트로 마케팅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컴백 목적에 대해서도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카톡으로 사라진 문자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부터, 단순히 LG유플러스의 캐릭터로 재기하기 위함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최근 엠넷 25주년 영상에 홀맨이 등장, 다른 매체와의 협업도 예상된다.
1990년대 캐릭터는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뿐만 아니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문화를 새롭게 즐기려는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복고풍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이들은 카카오톡 이전의 문자 감성을 이모티콘 방식으로 소비하며, 레트로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