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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분양? 희망고문?”…사전청약 머리 싸매는 30대[부동산360]
30대, 영끌 매수하면 고점 잡을까…사전청약, 입주 언제될지 걱정
주변보다 30% 저렴하게 공급 예정…시세 차익 기대감 높아져
사전청약 이주 수요에 3기 신도시 인근 전월세 상승 조짐
토지 보상 후 사전청약 방침…하남 감일지구, 본청약까지 8년 넘게 걸려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공공택지 6만가구에 대한 사전청약 방안을 공개하면서 30대 무주택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하남시 교산지구 일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공공택지 6만가구에 대한 사전청약 방안을 공개하면서 30대 무주택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전청약 거주의무요건을 채우기 위해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부천 대장·고양 창릉) 등으로 미리 이사를 가야 할 지, 서울 내 아파트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매매할지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집을 매수할 경우 너무 올라버린 집값에 ‘상투잡기’(고점 매수)가 아닐 지 불안하고, 정부 발표를 믿고 사전청약을 기다리자니 당첨된다고 해도 언제 입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왕숙 지구 일대 모습. [연합]
사전청약 ‘로또 분양’될까…주변 시세보다 30% 저렴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7~8월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2년간 수도권에서 6만가구의 아파트가 사전청약으로 공급된다.

사전청약은 본 청약 1∼2년 전에 아파트를 조기 공급하는 제도로, 당첨되고 나서 본 청약 때까지 무주택자 요건을 유지하면 100% 입주를 보장한다.

서울에서 나오는 사전청약 물량은 용산 정비창 부지 3000가구를 비롯한 5000가구로 책정됐으나 향후 1만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다. 3기 신도시 분양 물량은 총 12만가구인데, 이 가운데 2만2200가구가 사전청약된다.

벌써부터 사전청약에 대한 30대의 관심이 뜨겁다. 국토부가 사전청약을 발표한 당일 3기 신도시 홈페이지 접속자는 20만명에 달했다. 청약 일정을 문자 메시지로 제공하는 ‘청약일정 알리미 서비스’에는 12만명 이상이 신청했는데, 30대가 38%로 가장 많았다.

3기 신도시 등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 대비 30% 정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 많은 청약자가 몰릴 전망이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주변 시세보다 20~30% 정도 저렴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청약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세 이주 수요가 나타나면서, 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급상승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 이명박 정부가 ‘사전 예약제’를 통해 수도권에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 2009년부터 서울·경기의 전셋값이 3년간 폭등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 청약은 입주를 기다리는 동안 주택을 갖게 되면 당첨 자격을 잃기 때문에 주변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매수할 수 없어 위험부담이 크다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변 시세보다 30% 싸다고 하니 사전청약 수요가 20만 가구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사전청약은 ‘기다리면 언젠가 분양을 받을 수 있다’라는 건데 그동안 계속 전월세로 살아야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청약한다고 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안해서 (해당 지역으로 전세 이사를 가는 등)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주까지 10년 걸릴수도…희망고문 될까

아파트 공급이 미뤄지면 사전청약자들이 오랜 기간 무주택 상태로 남아야 하는 등 자칫 희망 고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지난 2009~2010년 보금자리 주택 사전청약 당시 토지보상 지연으로 본청약이 3년 이상 늦어져 상당수 사람들이 청약을 포기한 바 있다.

보금자리 주택지구인 하남 감일이 사전예약 후 본청약까지 8년 넘게 걸린 사례도 있다. 2010년 11월 사전예약을 받은 하남 감일지구 B3·B4블록은 지난해 1월에야 본청약을 진행했다. 당초 2012년 본청약을 받은 뒤 2015년 입주 예정이었지만 토지보상이 늦어지면서 계획이 연기됐다. B3·B4블록의 사전예약자 491가구는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주택 매수를 미뤄야 했던 셈이다.

정부는 과거 보금자리 주택 때와 달리 이번 사전청약은 ‘토지보상’을 마친 지역에서만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불안감에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매수)’하지 말고 사전청약 등을 통해 공급할 물량을 기다리라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지금 당장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것보다 서울과 신도시에 공급될 물량을 기다렸다가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을 받는 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특히 김 장관이 지난 9일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대해 소득요건 등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30대의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밝힌 계획대로 사전청약을 차질없이 추진해 정책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존 주택에 대한 매수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사전청약을 시행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정권 말기 되면 추진력이 떨어지고 다음 정권이 되면 또 어떻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 ‘부동산 360’은 부동산시장의 트렌드(Trend)와 이슈(Issue), 사람(People) 등을 종합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는 코너입니다. 부동산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내고, 이슈가 되는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사안의 핵심과 이면을 다각도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부동산시장을 읽는 ‘팁(TIP)’을 ‘부동산 360’ 코너를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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