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 시대는 이제 그만!”
스마트폰 시대의 제2막이 본격 열렸다. 지난 10년 모두가 똑같은 네모난 스마트폰의 시대였다면, 이젠 접히고(폴더블), 말고(롤러블), 돌리는(LG 윙) ‘이단아’의 시대다. 기존에 틀을 깬 혁신 단말기들이 연이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폰 기술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기존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은 고객들을 유혹하는데 한계에 와 있다. 모두 똑같은 폼팩터(기기 형태)에, 성능 차이도 체감하기 힘들게 되면서 차별화 요소가 사라졌다. 스마트폰 시장은 각양각색의 폼팩터를 앞세워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단아’ 스마트폰의 시대는 올해를 원년으로, 내년 본격 시작 시작된다.
LG전자는 'T자 형태'의 새로운 폼팩터 'LG 윙'을 공개했다. 2개의 디스플레이가 겹쳐진 디자인으로, 메인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세컨드 스크린이 등장한다. 소비자 선호와 상황에 따라 ‘ㅗ’, ‘ㅜ’, ‘ㅏ’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10.9㎜ 두께에 260g의 무게로 최신 폴더블폰보다도 가볍고 얇다. 기존 바 형태의 스마트폰 외에 폴더블폰만이 선택지였던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단 평가가 나온다.
LG 롤러블폰 예상 렌더링 [출처 렛츠고 디지털] |
스크린이 종이처럼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 시장도 열린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잡아당기면 화면이 2배로 커지는 롤러블폰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른바 접히는폰인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Z플립 5G’을 출시, 폴더블폰의 대중화에 불을 붙였다. 2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시장 반응은 뜨겁다. 갤럭시Z폴드2의 국내 사전 판매량은 약 6만대 수준이다. 내년에도 꾸준히 신규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제조사도 이형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듀얼 스크린 형태의 폴더블폰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는 최근 자사 폴더블폰 '레이저' 후속작인 '모토 레이저 5G'를 발표했다. 삼성 '갤럭시Z플립'과 비슷하게 위아래로 접히는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10일 디스플레이 두 개를 힌지로 연결한 '서피스 듀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서피스 듀오' [MS 제공] |
각양각색의 '이단아'들은 스마트폰 시대의 제2막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바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7년 아이폰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같은 폼팩터(기기형태)만 출시되면서, 일종의 정체기에 빠진 것이다.
지난 2007년 출시된 첫번째 아이폰 |
업계 관계자는 “검고 네모난 직사각형 디자인이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혁신적이고 새로운 폼팩터 출시에 주력하는 것도 한계를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앤드류 코플린 LG전자 MC 영국법인 부서장도 ‘LG 윙’ 공개 행사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정점에 도달했다”며 “틀에 박힌 스마트폰 폼팩터에서 벗어남으로써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다른 접근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LG 윙' |
스마트폰 기술 발전으로 일상 생활에서 성능 차이를 체감할 수 없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최신 플래그십 폰과 중저가폰의 성능 차이가 좁아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를 보여줄 요소가 없어졌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길어져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시장도 점차 축소하고 있다. 올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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