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절반 내년 상반기를 적기로 꼽아 “6월 전 다주택자 절세 매물”
생애최초·신혼부부·청약 고득점자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도전 유망 , 국토부 “조건 완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한 공인중개사무실 앞의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성연진·양대근·양영경 기자] “일단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아서 주택 가격이 오르고 화폐가치가 하락하듯이, 유동성이 줄어들면 반대현상이 나옵니다. 조급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지점장)
“청약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장기적 안목에서 재개발 지역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
추석 연휴 이후 2020년도 4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했던 무주택자·실수요자들의 발걸음 또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주어진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전세시장은 임대차 3법 도입(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여파와 가을 이사철 등이 맞물리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청약시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68대 1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좁은 문’이 되어가고 있고, 이에 실망한 30대들이 ‘영끌’을 감수하고 이른바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가세하면서 매매시장 역시 혼조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헤럴드경제가 금융권에 소속된 부동산 전문가들과 프라이빗뱅커(PB) 10명을 대상으로 주택시장 전망과 내 집 마련 전략, 향후 유의할 점 등에 대해 물어봤다.
우선 ‘향후 바람직한 내 집 마련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이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안 센터장은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의 경우 청약 가능성이 낮다면 내년 상반기 급매를 노리는 것이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부장 역시 “보유세 및 양도세 부담으로 내년 6월 전에 절세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적기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좀 더 여유를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청약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면 내년 이후부터 2025년 주택임대사업자 보유분 매물이 출현되는 시점까지 여유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청약이 가능한 고가점자와 신혼부부의 경우 청약이 유리하고, 다른 매수자는 신축 위주 기축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 유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문을 연 경기도의 한 견본주택 내부 모습. [헤럴드경제DB] |
이르면 내년 7월부터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이 실시되는 것도 주목 포인트다. 전문가 중 40%는 ‘유망한 내 집 마련 전략’으로 3시 신도시 사전청약을 지목했다. 서울과 인접해 있고, 교통인프라와 저렴한 분양가 등의 측면에서 충분히 수요자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또한 지난달 29일 발표를 통해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일부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소득기준은 월평균 소득 140%까지 완화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공공주택에만 있는 생애최초 물량 비율은 기존 20%에서 25%로 늘어나고, 민영주택에는 이를 신규로 도입한다. 향후 민영주택 공공택지는 분양물량의 15%, 민간택지는 7%를 생애최초 특공으로 공급하게 된다. 다만 이때 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로 제한된다.
신혼부부 특공의 경우 생애최초 주택 구입인 경우 소득 요건이 완화된다. 현재 신혼부부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20%(맞벌이 130%) 이하라면 신청이 가능하지만, 앞으로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분양가격이 6억~9억원인 경우에는 소득기준을 10%포인트 완화해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맞벌이 기준 월평균 소득 140%까지 청약 자격을 얻게 된다.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 140%는 872만원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464만원에 달한다.
향후 시장 전망과 관련 ‘연말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전문가 절반은 ‘1% 미만 상승’을 내다봤다. 서울 아파트 전세의 경우 ‘3%~5% 상승’, ‘5% 이상 상승’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 재계약 증가에 따른 전세유통매물이 감소하면서 매물품귀가 심화하고 있고, 향후 4년치를 미리 올리려는 과도기적 경향으로 실거래가보다 비싼 ‘배짱매물’이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상당수는 내년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실시되기 이전까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전세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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