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네이버 쇼핑 검색 조사해 주세요”(이베이)
이른바 ‘쇼핑 검색 알고리즘 조작’ 논란으로 네이버가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 이면에는 미국의 거대 인터넷기업 이베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8년 이베이의 고발로 이 사건이 불거진 것. 이베이는 G마켓·옥션 등을 거느린 미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네이버는 이로 인해 국내 인터넷 기업 역대 최대 과징금(267억원)을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검색 결과를 조작해 자사 서비스의 점유율을 올리고 경쟁사 및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네이버는 즉각 반박문을 내고 공정위 제재에 불복 및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선 상황이다.
공정위가 문제로 삼은 검색 알고리즘 조작은 지난 2018년 8월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가 쇼핑 검색 노출을 차별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이베이측은 네이버가 자사 쇼핑과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는 사업자의 상품 및 서비스를 검색창 상단에 우선 노출하는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표 전자상거래기업 이베이는 지마켓(G마켓)·옥션·지구(G9)를 소유하고 있다. 2001년 국내 최대 인터넷 경매 업체 옥션을 1500억원에 사들이면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분당 사옥 전경.[연합] |
네이버는 공정위 발표가 나오자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서 그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측도 “애시당초 이번 사건은 G마켓과 옥션을 거느린 외국기업 e베이코리아의 신고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오픈마켓 1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영세 인터넷 기업으로 볼 수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오히려 경쟁사보다 낮은 수수료로 소상공인의 창업을 돕는 상생모델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IT업계에선 “국내업체도 아닌 미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이 네이버를 시장 지배 남용 혐의로 고발한 것은 결국 한국에서의 자사의 이익에 해가 되기 때문아니겠냐”며 “네이버의 쇼핑검색이 이베이가 아닌 영세 인터넷 기업에게도 피해가 됐는지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네이버 쇼핑 관련 제재발표가 공교롭게 과방위와 정무위 국정감사 전날인 6일 이뤄진 점에 대해서도 아쉬워하고 있다. 외교통상 마찰 우려가 큰 구글 인앱결제(30% 수수료) 확대 논란에 대한 집중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국감 하루 전 발표하다보니 네이버가 타깃이 됐고 정작 중요한 구글 인앱스토어 이슈는 묻히게 됐다”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횡포를 지적해야할 국감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업체가 도리어 정치적 타깃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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