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에도 호실적 예상…변수는 마케팅 비용 확대
내년엔 스마트폰 판매량 3억대 회복 가능성
갤럭시Z폴드2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IM)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그야말로 올해 3분기 실적의 1등 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경쟁자 중 하나인 화웨이가 주춤한 틈을 타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이 66조원, 잠정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IM 부문 매출이 약 31조원, 영업이익이 4조2000억~4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분기 2조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급감한 판매량이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및 중국·인도 간 분쟁이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핵심 부품 수급이 중단된 상태다. 설상가상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운영체계)마저 사용할 수 없게 되며 판매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중국과 인도 간 분쟁으로 판매에 난항을 겪고 있다.
좌측부터 갤럭시 버즈 라이브, 갤럭시워치3, 갤럭시노트20, 갤럭시탭S7 [삼성전자 제공] |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 및 중국-인도간 분쟁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이 삼성전자의 판매량 증가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9.1% 증가한 8059만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2017년 3분기(8254만대)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기존에 오프라인으로 치르던 언팩 행사 등을 온라인으로 치르는 등 마케팅 비용이 축소된 것도 영업이익 증가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는 물론 2021년에도 호실적이 점쳐진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는 내년 1분기에 접어들면 스마트폰 핵심 부품 재고가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제품 생산이 불가능해 스마트폰 사업이 개점휴업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 규모는 2억400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8% 수준. 업계에선 내년 1분기엔 3~4%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중국 시장에선 샤오미, 오포, 비포 등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변수는 남아있다. 이달 말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12를 의식한 삼성전자의 마케팅 비용 증가 가능성이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박강호 연구원은 "2021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3억367만대로 추정된다"며 "2017년 3억1517만대 이후 다시 3억대 수준을 회복할 것"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