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전점 철수
결혼식·돌잔치 취소에 의류 대여 수요 뚝
살롱 드 샬롯 매장 [롯데백화점 공식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롯데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패션 렌털 매장 ‘살롱 드 샬롯(Salon de Charlotte)’이 4년 만에 철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돌잔치‧졸업식 등 각종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의류 대여 수요가 급감해 직격탄을 맞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하는 데다 특별한 날에 입는 고가 의류만 취급해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서울 중구 본점에 위치한 살롱 드 샬롯 1호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4개월 만인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에비뉴엘의 2호점도 추가 폐점했다. 이로써 모든 살롱 드 샬롯 매장이 문을 닫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류 렌털 수요가 줄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모든 살롱 드 샬롯의 매장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2016년 공유 경제가 주목받자 업계 최초로 의류 렌털 매장을 도입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의류를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판단, 결혼식·돌잔치·졸업식 등 각종 행사에 필요한 고가 브랜드 의류를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10~30만원을 내면 2박3일 동안 드레스·정장·주얼리·선글라스·핸드백 등을 빌려줬다. 메이크업·촬영 스튜디오 추천과 패션 스타일링 제안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순항하던 사업은 올 들어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가장 먼저 결혼식이 취소·연기됐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혼인 건수는 10만9287건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1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최대 고객이던 신혼부부의 드레스·정장·한복 대여 수요가 급감했다. 돌잔치·입학식·졸업식 등 각종 행사까지 무기한 연기되면서 고객의 발길이 끊겼다. 격식 있는 의상만 취급한 탓에 캐주얼 의류 등 대체 상품으로 매출 감소를 만회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오프라인 매장 기반인 것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3월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월드타워점 등 살롱 드 샬롯이 입점한 대형 점포들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탓에 수시로 휴업해야 했다. 백화점은 대형 집객시설 기피와 소비 심리 악화로 이중고를 겪었고 살롱 드 샬롯도 코로나19의 충격파를 그대로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의류를 공유하는 것 자체를 꺼려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온라인 기반의 의류 대여 업체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