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공공기관 클라우드 시장 확대
설립 5년만에 연매출 2000억으로 성장
“내년 상반기 기업가치 1조 달성 예상”
SKT와 협업 새 수익모델 내년 4월 출시
데이터 응용 비즈니스도 지속 개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가 자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
“사업을 시작할 때는 늘 가설을 세웁니다. 실패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만 현재 창업 당시 세웠던 가설들이 대부분 들어맞고 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매출은 계획대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클라우드는 대세가 됐습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일군 성과에 대해 “흥분된다”고 표현했다.
베스핀글로벌은 2015년 12월 7일 설립됐다. 곧 창업 5주년을 맞는다. 클라우드 MSP(관리서비스기업) 사업으로 베스핀글로벌은 설립 5년 만에 연간 매출 2000억원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클라우드는 기업 내에 서버와 저장장치를 두지 않고 일정 사용료를 내고 외부 시스템을 쓰는 서비스다. 데이터가 급증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요구되면서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기업들은 물론 보수적이던 금융과 공공도 이미 클라우드 환경으로 넘어오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도입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시장 자체가 대폭 확대되면서 베스핀글로벌도 단기간 몸집을 불릴 수 있었다.
이 같은 급성장에 베스핀글로벌은 일찌감치 차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의 비상장 기업)으로 평가돼 왔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만 200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서 베스핀글로벌 기업가치를 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유니콘은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거치는 하나의 단계다. 내년 상반기 기업가치 1조원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베스핀글로벌은 여기서 훨씬 더 커야 한다. 주력 소프트웨어 제품 ‘옵스나우’를 10만개 파는 순간 20조원 가치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옵스나우는 AWS(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등 다양한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를 도입할 때 이를 관리해주는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옵스나우가 클라우드 비용을 최대 80%까지 절감하고, 장애 복구 시간을 50%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현재 옵스나우를 쓰는 기업 고객은 1000여개로 고객을 100배로 늘려 10만개를 확보한다면 기업 가치 20조원은 충분히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스핀글로벌은 10만 고객 확보 목표 시기를 5년내로 잡고 있다.
실제 베스핀글로벌 고객수도 2016년 말 100개에서 올해 6월 900개를 돌파하며 급성장을 기록 중이다. 덩달아 매출도 지속 성장해 2019년 1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2배인 2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전체 직원 800명 중 100명이 옵스나우 업무에 배치됐다. 매년 100억원을 투입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여전히 가장 큰 개선점이 소프트웨어 매출을 늘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클라우드 엔지니어 등 인력을 대폭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채용이 회사의 가장 큰 난제로 1년 내 지금보다 최소 3배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관건이다. 이 대표는 흑자전환 시기를 내년 1분기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서도 비행기를 만들어 탈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흑자전환은 당면 과제”라고 설명했다.
사업 설계 초기부터 계획했던 해외진출은 내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베스핀글로벌 매출은 현재 국내서 65%를 일으키고 있다. 이어 중국과 중동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 핵심 기지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위해 클라우드 시장 중에서도 베스핀글로벌이 주목하는 분야는 통신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이미 SK텔레콤과 손잡고 5G(세대)와 클라우드를 접목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5G 상용화에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통신사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한 새 수익모델은 내년 4~5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이미 중국 3대 통신사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한 만큼 전 세계 통신사로도 눈을 넓히고 있다”며 “글로벌 상위 50개 통신사 중 3분의 1만 파트너십을 맺어도 통신 분야 매출로만 2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5주년을 맞은 시점 이 대표는 향후 5년에 대비해 더욱 고삐를 죌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당장 고객관리, 상품차별화, 품질향상이 급선무”라며 “여기에 해외진출과 소프트웨어 사업까지 받쳐준다면 매출 상승은 물론 기업공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목표 시점에 대해서는 “내후년 전후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베스핀글로벌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표 기업’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가 금이라면, 소프트웨어는 금 캐는 기계”라며 “소프트웨어를 잘 해야 기업은 이익을 내고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클라우드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잘 만들고 적재적소에 적용하려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이 필수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도 “클라우드 기반이 없다면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데이터를 얻지 못해 퇴보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베스핀글로벌도 데이터를 향후 최대 자산으로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 대표는 “고객이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관리하고 이를 클라우드 위에서 사용하는 각종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며 “옵스나우 10만 고객을 확보하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한 응용 비즈니스를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