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월간사용자수 1000만명 돌파
중고장터 넘어 서비스교환 장으로 확대
예비 ‘유니콘’…내년 기업가치 1조 전망
[당근마켓 제공] |
“동네 정보는 ‘온라인화’ 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영역입니다. 포털에서도 찾기 힘든 동네 정보를 속속들이 제공하는 것이 당근마켓의 최대 목표입니다. ”
정창훈(사진) 당근마켓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당근마켓은 창업 5년 만에 월 방문자 1000만명을 기록하며 국내 유력 온라인 중고장터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나아가 당근마켓은 ‘동네 플랫폼’을 지향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에 다 있는 세상, 동네 정보는 없더라”=당근마켓의 동네 플랫폼은 ‘진짜 동네정보’가 콘셉트다. 강남·이태원·홍대 등 소위 ‘핫플레이스’에 몰리는 정보가 아닌, 사용자가 실제 거주하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 CTO는 “직장을 다니고 놀러 가는 것과 별개로 우리는 일정 시간 동네에서 생활한다. 그런데도 동네 정보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 모든 것이 있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정보는 포털에서 거의 찾을 수 없다. 과거 책자로 나오던 아파트 상가 정보도 찾기 힘들어졌다”며 “온라인화 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영역인 동네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은다면 유용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동네 플랫폼은 동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보를 당근마켓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현재는 중고품 거래 위주로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지만 향후 각종 서비스를 주고 받는 영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 CTO는 “우리 전통 중 하나인 ‘품앗이’처럼, 향후에는 동네 소일거리를 창출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아지 산책 아르바이트, 자녀 등하원 시켜주기, 청소 가사도우미 등과 같이 지역 내 작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구인 구직 서비스”라며 “이뿐만 아니라 부동산 중개와 같은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국민 앱’ 등극…클라우드로 데이터 폭증 대응=정 CTO는 당근마켓 이전에 네이버에서 지역 서비스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및 검색관리 툴을 개발했다. 이후 창업 멤버로서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와 함께 2015년 당근마켓을 설립했다.
당근마켓은 지난달 월간사용자수(MAU) 10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고거래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사용량이 급증했다.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도 발생했다. 일부 잘못된 사용자들에 의해 거래돼서는 안되는 품목들이 등장한 것이다. 정 CTO는 “술, 담배, 반려동물 등은 금지품목임이 명확했지만, 이용자가 늘면서 의약품 등 우리가 몰랐던 위법 물품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머신러닝과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해결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정 CTO는 “금지품목을 걸러내는 AI(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회사 구성원의 70%가 엔지니어”라며 “신고 기능과 매너온도 등 최대한 사용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청난 유명세와 함께 트래픽도 폭증했다. 당근마켓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로 이를 해결했다. 정 CTO는 “AWS 다이나모 DB(데이터베이스)로 전환하는 시점에 500GB였던 데이터가 3개월 만에 2TB로 늘어났지만 다이나모 DB 스스로 이를 무리 없이 대응했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현재 유력한 예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 CTO는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 쯤 유니콘 수준의 기업가치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