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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국내 배달시장의 판을 흔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병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각 서비스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결합 관련,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음달 9일(잠정) 최종 심사를 통과하면 국내 시장 90%를 장악하는 ‘공룡 배달앱’이 본격 출현할 전망이다.
▶배민·요기요·배달통 합치면 90.9%=공정위는 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DH의 벌률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승인 여부 관련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을 '조건부 승인'한다는 내용과 함께 수수료 인상 제한 등 조건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DH 측이 3∼4주 안에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면 공정위는 내달 9일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합병하면 국내 시장의 90%를 차지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점유율은 59.7%며, DH 소속 요기요와 배달통이 각각 30%, 1.2%다. 3위 업체인 쿠팡이츠는 6.8%를 차지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로 보면 배달의민족 10월 MAU는 1556만1663명, 요기요는 700만 9124명, 배달통이 15만5587명으로 총 2286만명에 달한다. 쿠팡이츠는 155만5837명이다.
▶“발등의 불” 쿠팡이츠 경기도 전역 서비스 확대=쿠팡이츠는 이달 중 경기도 전역으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 현재 쿠팡이츠는 지난해 5월 강남·서초·송파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는 부천, 김포, 성남 등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경기도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광역시에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광역시로는 처음으로 부산에 진출했다. 쿠팡이츠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전국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 요기요 기업결합 후 시너지 효과로 후발주자는 경쟁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쿠팡이츠는 이를 견제해 시너지가 발생하기 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자 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혜택 커질까?…프로모션 확대 가능성 ‘쑥’=업계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결합 이후 프로모션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맹점주와 소비자에 대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지난해 프로모션 투입 비용은 약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기업결합 이슈에 따라 프로모션을 소폭 줄였다. 업계는 내년에는 2500억원 이상 규모로 프로모션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요기요 측에서는 내부적으로 프로모션 강화를 고려하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기업결합과는 별도로 내년에는 프로모션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현재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합병 후 수수료 변동 없을 듯=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결합한다고 하더라도 수수료 인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미 올해 초 배달의민족이 수수료체계를 변경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바 있다. 기업 결합 직후 수수료체계를 수정하거나 수수료를 인상하면 이전보다 더 거센 비난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기업결합 후 시장 우위 위치를 이용해 국내에서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체계를 변경하려는 계획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배달의민족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시장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기업결합 후 해외진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일본 진출 계획을 발표했으며, 기업결합 후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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