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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합병을 추진 중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암초를 만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DH) 측에 배달의민족 인수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을 제시했다.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기업결합을 시도했던 DH는 ‘절대불가’라며 강력히 맞섰다. 국내 스타트업계서도 스타트업 성장을 막는 ‘악수’(惡手)라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스타트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국내 스타트업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에서 인정받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선례”라며 “공정위가 이를 막는다면, 국내 스타트업계는 성장 모멘텀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해외진출 동력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기업결합을 기반으로 해외진출을 하려는 배달의민족의 계획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DH는 50대 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11개국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경쟁 배달앱은 내심 이번 결정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공룡배달앱 등장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는 위헙요소가 제거되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후발주자들은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한 6.8%로 3위에 올랐다. 위메프오는 2.3%로 4위다.

앞서 DH는 독일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위해서는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제시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위 위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DH는 “요기요를 매각하게 되면 기업결합 시너지를 통해 한국 사용자들의 고객 경험을 향상하려는 DH의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음식점 사장님·라이더·소비자를 포함한 지역사회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이 자칫 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공정위가 요기요 매각이란 조건을 단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9.7%, DH(요기요 30.0%, 배달통, 1.2%) 31.2%다.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90.9%다.

공정위는 내달 9일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조건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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