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 '에스파'.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는 아바타 멤버가 포함돼있다. [에스파 페이스북]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아이돌 그룹 중 4명은 인간, 4명은 아바타?”
애니메이션에만 존재하던 아바타가 아이돌 멤버가 됐다. SM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이다. 연예인을 단순히 아바타로 구현하는 것을 넘어 이젠 아바타 자체가 아이돌로 데뷔, 가상 세계에서 활동한다.
3차원 아바타를 활용한 AI(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SNS 상에서는 이미 ‘AI 인플루언서’가 마케터로 활동하며 제품 광고에도 등장한다. 가까운 미래의 영상 콘텐츠에서는 AI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 역할을 맡을 지도 모른다.
[선빵] |
최근 SM엔터테인먼트는 약 6년 만에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출격시켰다. 데뷔 전 컨셉이 공개됐을 때부터 업계엔 파장이 일었다. 바로 현실의 인간 멤버 4명과 가상세계 아바타 멤버 4명가 함께 활동하기 때문이다. 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과 이들의 이름에 ‘아이(ae)-’가 붙은 4명이다.
‘에스파’를 기획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에스파’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멤버와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가 같이 존재한다”며 “두 존재가 현실과 가상의 중간 세계인 디지털 세계에서 소통하면서 성장한다는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즉, 에스파의 인간 멤버와 아바타 멤버가 함께 또는 따로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한다는 설명이다.
아바타 멤버들은 AI 브레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실 세계 멤버들과 서로 대화가 가능하다. 단순히 연예인의 ‘분신’으로서 아바타를 활용한 것에서 더 나아가, 그룹 세계관의 중심에 아바타 개념을 끌어들인 것이다.
[에스파 캡처] |
[에스파 뮤직비디오 캡처] |
AI가 연예인으로 데뷔한 게 처음은 아니다. 22년 전인 1998년 최초의 AI 가수 ‘아담’이 데뷔했다. 당시 ‘아담’은 약 20만장의 음반 판매 올리고 TV 광고에도 출연했다.
아바타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제트’가 운영하는 글로벌 AR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는 현재까지 약 2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모았다.
K팝 열풍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아이돌 가수들의 IP를 활용한 제페토 이용자들의 2차 콘텐츠물은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제페토’는 최근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JYP에게 50억원, 빅히트·YG로부터 1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선보인 블랙핑크 멤버들의 3D 아바타 [네이버제트 제공] |
그러나 아바타 멤버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딥페이크 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상황에서 가상 세계 멤버가 새로운 음란물 요소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실존하는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에 만든 영상 제작기술을 뜻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에스퍼’ 멤버들은 단순 캐릭터가 아닌 실제 사람을 모델로 하기 때문에 딥페이크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딥페이크 영상. 왼쪽이 원본이며, 오른쪽이 딥페이크 영상 [유튜브 캡처] |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