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서울시가 야심차게 출시한 공공배달 서비스 ‘제로배달 유니온’이 대대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첫달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는 소비자 편익은 뒷전인 서울시의 예견된 실패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9월 출범한 제로배달 유니온은 서울시가 배달앱 7개를 모아 조합 형태로 만든 공공배달 서비스다. 별도 앱이 아닌, 각자 배달앱이 별도의 서비스를 영위하는 방식이다.
23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제로배달 유니온 소속 7개 배달앱의 10월 월간 활성 이용자(MAU) 총 합은 15만명으로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0.9%에 불과했다.
‘놀러와요시장’은 제로배달 유니온에 소속되기 전 9월 MAU가 약 2만명이었지만, 제로배달 유니온 시작 후 10월 1만 2000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로마켓’ 역시 1만 6000명에서 1만 4000명으로 줄었다. ‘부르심제로’와 ‘맘마먹자’의 MAU 각각 601명, 671명에 불과했다.
예상보다 더 낮은 실적에 서울시는 지난 11~17일 20% 할인행사까지 진행했다. 행사 기간 반짝 이용률이 증가했다 다시 감소세로 돌아갔다.
제로배달 유니온 포스터. 어디서도 소속 배달앱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사진=서울시) |
배달업계는 제로배달 유니온의 실패가 예견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공공배달앱과 마찬가지로 공익만을 내세우고 이용자 편익은 뒷전이였기 때문이다.
배달앱에 대한 홍보는 뒤로한 채 서울시만을 앞세운 것도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홍보 초기부터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배달앱에 대한 소개는 뒷전으로 미뤘다. 서울시만을 앞으로 내세웠다. 이 때문에 많은 이용자가 제로배달 유니온이라는 별도 앱이 있는 것 조차 모른다.
소속 업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소속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앱에 대한 소개보다는 서울시만을 앞세워 이용자들이 혼란해 하고 있다”며 “제로배달 유니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무적인 판단보다는 이용자와 배달앱 입장에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뿐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지자체 공공배달앱이 성공한 사례는 사실상 없다. 대표적인 공공배달앱인 ‘배달의명수’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안드로이드 기준)도 4월 6만 8000명에서 10월 2만 2000명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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