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갤럭시S20 FE, 해외선 대박! 한국에선?”
애플 아이폰12 대항마로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20 FE’가 아이폰12 미니에 밀렸다. 갤럭시S20 FE는 아이폰12 시리즈 중 가장 가격이 저렴한 미니의 경쟁 모델로 꼽힌다.
해외에선 단기간에 200만대를 돌파하며 큰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온도차가 크다. ‘경쟁모델’ 아이폰12 미니를 겨냥해 ‘몸값’도 낮췄지만 반등이 쉽지 않은 양상이다.
‘갤럭시S20 FE’는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전략제품 갤럭시S20의 보급형 제품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기능과 사양만을 담아, 가격을 낮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0 FE는 지난달 13일 공식 출시 이후 이달 20일까지 약 한 달간 이동통신3사를 통해서만 4만2000대 가량 판매됐다.
자급제 물량 비중이 10% 남짓인 상황을 감안하면 최대 5만대 수준일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보급형 모델 가운데 보기 드물게 대대적인 출시 행사까지 개최했지만 아쉬운 성적표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FE |
반면 갤럭시S20 FE의 주요 경쟁모델인 애플 아이폰12 미니는 출시 이틀만에 5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일 공식 출시된 이후 21일까지 이통3사에서만 총 5만3000대 가량을 판매했다. 애플의 자급제 물량 비중은 삼성전자보다 높은 15% 수준. 이를 고려하면 이틀간 6만대 가량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폰12 미니 공식 출시 전 몸값을 낮춰 시장 방어에 나선 갤럭시S20 FE로선 뼈아픈 결과다. 앞서 이통3사는 지난 19일 갤럭시S20 FE의 공시지원금을 대폭 상향했다. 당초 요금제별로 8만7000~17만원에 책정됐던 공시지원금은 이날을 기점으로 22만7000~42만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갤럭시S20 FE의 출고가는 89만9800원. 출시 한 달 만에 실구매가가 최저 34만7800원(공시지원금 및 추가지원금 15% 포함)으로 대폭 낮아진 것이다.
아이폰12 미니와 프로 맥스가 국내 정식 출시한 20일 서울 중구 프리스비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두 기기를 비교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
갤럭시S20 FE의 국내 시장 반응은 해외와 온도차가 크다. 갤럭시S20 FE는 10월에만 전세계적으로 2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출시된 라인업 치곤 성공적인 출발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연말까지 5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선 국내 시장 부진의 원인이 가격 정책 실패에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20의 출고가가 124만8500원. 통신사별로 48만~50만원 공시지원금이 지원돼 실 구매가는 67만~69만원이다. 갤럭시S20 FE의 공시지원금이 상향되기 전까진 사실상 하위 모델과 실구매가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아이폰12 미니의 출고가는 94만6000원부터 시작한다. 최고가 요금제 기준 통신3사의 최대 지원금은 13만8000~2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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