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스토리를 통해 재생되는 쇼핑탭 홍보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인스타그램, SNS가 아니라 ‘장사판’! 광고에 쇼핑까지 생기니 불편해 죽겠다!”
인스타그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탈피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본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홈 화면에 ‘쇼핑’ 탭을 추가하고, 해당 기능을 ‘광고’하는 영상까지 게시했다.
인스타그램은 한해 광고 수익이 23조를 훌쩍 넘을 정도로 마케팅 계의 ‘큰 손’이 된 상황. 쇼핑 기능 도입으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덩치를 더욱 키워갈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초심’을 잃고 거대한 온라인 쇼핑몰이 되어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진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개인 SNS에서 출발한 인스타그램이, 과도한 상업화로 이용자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인스타그램 쇼핑탭이 도입됐다. 홈 피드, 검색, 추가, 내 계정 활동(하트 모양 탭), 프로필로 구성되던 홈 화면에서 계정 활동 탭의 위치가 바뀌고 쇼핑 탭이 추가됐다.
쇼핑 탭에 들어가면 관심사를 기반으로 제공된 다양한 제품이 나타난다. 제품 클릭 시 해당 온라인 쇼핑몰로 연결된다. 아직 앱 내 결제, 배송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홈 화면 상단에 ‘쇼핑’ 탭 기능을 설명하는 홍보 영상도 게시했다. 동영상은 “인스타그램 숍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해, 사진과 동영상 속 제품을 낚아채는 모습을 담았다.인스타그램 게시물 속에 등장한 제품을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이 홈화면 상단부 ‘스토리’ 란에 ‘쇼핑 탭’을 홍보하는 영상을 띄웠다. 클릭 시 30초 가량의 짧은 홍보 영상이 등장한다. |
인스타 스토리를 통해 재생되는 쇼핑탭 홍보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
이를 두고 ‘과도한 상업화’라는 비판이 나온다. A(24)씨는 “하루에 1시간 정도 인스타그램으로 지인들 근황을 보는데 요즘은 옷, 쥬얼리, 화장품 광고가 너무 많이 뜬다”며 “어느 순간부터 SNS가 아니라 맞춤형 광고 전시판이 돼버렸다”고 불만을 표했다. 7년 가까이 인스타그램을 이용해왔다는 B(26)씨 또한 “상업화가 너무 심해 SNS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다른 SNS로 옮기고 싶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의 성공 요인은 ‘단순함’으로 꼽힌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텍스트 중심 SNS에서 벗어나 ‘사진’으로 소통의 방식을 바꿨다. 초창기에는 ‘팔로우’한 사용자의 게시글만 화면에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에 광고가 노출되는 모습. 인스타그램 피드(왼쪽), 탐색 탭(오른쪽). 이용자가 팔로우하지 않아도 화면에 나타나며, 일부 게시글은 곧바로 쇼핑몰 홈페이지로 연결되 구매로 이어진다. [인스타그램 캡처] |
하지만 2012년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면서 상업화 되기 시작했다. 팔로우한 사용자들이 새롭게 올리는 게시글이 나타나는 ‘피드’에서 광고를 노출하기 시작해 ‘탐색’ 탭, ‘인스타 스토리’ 등 앱 내 다양한 기능으로 이를 확장했다.
인스타그램이 SNS에서 쇼핑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는 수익 때문이다. 외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지난 해 광고 수익으로 200억 달러(약 23조 7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모회사 페이스북 매출 800억 달러(약 95조원)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광고 매출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유튜브 광고 매출은 151억 500만 달러(약 18조원)였다.
국내 이용자 수가 1700만 명이 넘는 데다 사진과 영상을 기반으로 한 덕에, 광고와 쇼핑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만 13~64세 국내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이용자의 35%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실제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