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AI반도체 SAPEON. [SK텔레콤 제공]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AI 1등 대한민국 주역? 나야 나!”
‘탈 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과 KT가 AI 분야에서 뜨겁게 경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5일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출시를 발표하며 대한민국 AI 1등 국가 실현에 앞장서겠단 의지를 밝혔다. KT도 9개 산학연 기관 및 기업이 모인 AI 원팀을 소개하며 기술 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을 강조했다.
양사는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 참석했다.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AI 반도체 ‘SAPEON X220’을 공개했다. AI반도체란 인공지능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에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를 일컫는다.
최근 업계에선 고성능 AI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AI 서비스가 생활 및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4년에 이르면 AI반도체 시장 규모가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도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SAPEON X220을 시작으로 국내 AI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해외 AI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겠단 전략이다. 또 SAPEON을 차별화된 AI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해 AI반도체에 AI 기반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영상 인식, 영상화질 개선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접목하겠단 방침이다.
AI 기반 콘텐츠 추천 서비스 도입을 희망하는 OTT(Over the top) 기업에게 AI 반도체 기반 고성능 고효율 데이터센터부터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등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제공해 해당 기업이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손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른바 ‘AIaaS(AI as a Service)’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의 AI 1등 국가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SAPEON X220은 기존 GPU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빨라, 데이터센터에 적용 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 동시에,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 또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일단 올 연말부터 자사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에 차례로 SAPEON X220을 적용해 AI 서비스 고도화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SAPEON X220을 정부 뉴딜 사업인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사업’ 과 ‘MEC기반 5G 공공부문 선도적용 사업’에 적용해 정부의 AI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5G MEC 기술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내년에는 자사의 AI 서비스 '누구(NUGU)', ‘슈퍼노바(Supernova)’, ‘티뷰(Tview)’ 그리고 ADT캡스 등 SK ICT 패밀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과기부 국책 과제 수행을 통해 SAPEON X220의 후속 반도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오는 2022년 양산이 목표다.
‘AI 원팀 서밋 2020’ 행사. 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석영 2차관,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 ETRI 박상규 부원장, 한양대학교 김우승 총장,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부사장, KT 구현모 대표, KAIST 신성철 총장, 동원그룹 박인구 부회장, LG전자 권봉석 사장, LG유플러스 이상민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 제공] |
KT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AI 어벤져스’를 앞세웠다.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 참석한 전홍범 KT 부사장은 “AI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KT를 비롯한 9개 산학연 기관 및 기업이 모인 ‘AI 원팀’을 소개했다.
전 부사장은 특히 AI 원팀이 “공동 R&D(기술개발)와 협력을 통해 AI 핵심기술 개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40여명의 전문가들이 감염병 확산방지 모델, 차세대 음성언어 처리, 머신러닝 기반 산업현장 효율화 등을 주제로 오픈 R&D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T는 올해 AI원팀의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400여명의 중급 엔지니어를 배출했고, 이들은 한국투자증권, 현대중공업 등 AI 원팀 참여기업들의 AI 고도화를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전 부사장은 “KT 호텔로봇과 서비스로봇이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AI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생산성을 20% 높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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