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정부의 ‘숙박 할인쿠폰’ 약 56만장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를 키운 불씨가 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코로나19가 다시 잠잠해지면 숙박 할인쿠폰 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2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숙박 할인쿠폰은 총 55만 7000장이 사용됐다. 이는 12월 숙박 예약 수량까지 포함된 수치다. 숙박 할인쿠폰은 8월 14일~20일, 11월 4~23일까지 두 차례 발급됐다.
‘대국민 숙박 할인쿠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지원사업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총 100만장을 발행했다. 야놀자·여기어때와 같은 여행앱과 온라인여행사 등을 통해 발급됐다.
지난 8월 쿠폰 발급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확산에 일주일만에 중단됐다. 코로나19 약세에 11월 4일 발급을 재개했다가 23일 다시 중단됐다.
코로나19가 3차 대유행으로 확산된 가운데, 숙박 할인쿠폰이 코로나19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부정 여론이 피어 오르고 있다. 이미 8월에 한 차례 경험을 통해 숙박쿠폰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재발급을 강행해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숙박앱 업계도 이런 위험을 인지하고 있지만, 정부의 방침에 ‘울며 겨자먹기’로 판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쿠폰 판매를 강행하는 것에 업계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차라리 이번 지원사업이 중단되기를 다들 바라는 눈치”라고 전했다.
더욱이 쿠폰을 판매할수록 업체 입장에서는 역마진이 나는 구조라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숙박 할인쿠폰은 ▷7만원 이상 숙박시설 4만원 할인 ▷7만원 이하 숙박시설 3만원 할인 두 종류다. 업체는 쿠폰 1장당 할인부담금 1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7만원 미만 상품을 판매할 경우 10% 수수료로 7000원의 매출이 발생하지만 할인부담금을 차감하면 3000원의 역마진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코로나19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 숙박 할인쿠폰을 재판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을 호소하는 국내 관광·숙박업계의 고충을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면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다시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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