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돈 내고 보는데 자막 품질이…넷플릭스 자막, 도대체 왜 이래?”
국내 약 4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일부 콘텐츠 자막에서 오타와 오역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드라마부터 국내 드라마의 외국어 자막까지 사례도 다양하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은 “돈 내고 보는 넷플릭스 자막이 불법 다운로드 자막보다도 못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드라마 ‘빅뱅이론’에는 오역 자막이 일부 포함돼있다. 빅뱅이론은 2007년에 미국에서 방영을 시작해 지난해 시즌12로 종영한 대표적인 미국 드라마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의 한 장면. 한글 자막 버전 [넷플릭스 캡처] |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의 한 장면. 영문 자막 버전 [넷플릭스 캡처] |
대표적인 오역 자막은 시즌 6의 에피소드 4에 등장 한다. 해당 장면〈사진〉에서 주인공 4명은 그림을 그려 단어를 맞추는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셸던의 대사와 함께 “상품거래소에서 선물 거래를 하고 있잖아”라는 맥락에 맞지 않는 자막이 나온다.
실제 대사는 “We're playing Pictionary, in the present”다. 이는 “우리가 그림 퀴즈게임을 하고 있잖아, 지금!(현실에서)”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자막에는 “상품거래소에서 선물 거래를 하고 있잖아”라는 터무니 없는 오역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이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다른 회차에서도 종종 오역 자막이 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영화 ‘쿵푸팬더2’의 한 장면. 한글 자막 버전 [넷플릭스 캡처] |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영화 ‘쿵푸팬더2’의 한 장면. 영문 자막 버전 [넷플릭스 캡처] |
애니메이션도 오역은 피해갈 수 없다. 쿵푸팬더2의 한 장면〈사진〉에는 “쏘지마! 쐈다간 쌍방과실이야”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그러나 원본을 살펴보면 “Don't shoot! Crossfire!”라는 문장으로, 실제로는 “쏘지마! (우리끼리 피해볼 수 있는) 십자포화야!”라는 번역이 올바르다.
기본적인 맞춤법 오타도 있다. 그레이 아나토미의 한 시즌에서 주인공 메러디스의 대사에는 ‘망신창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상처투성이를 뜻하는 단어 ‘만신창이’의 오타다.
이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의 다른 콘텐츠에서도 ‘안 좋아’를 ‘않좋아’로 적는 등 기초적인 맞춤법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 캡처] |
현재 넷플릭스 콘텐츠의 대다수 자막은 외주 회사에 맡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넷플릭스 내부에 자막 등을 관리하는 전담부서가 있지만, 실질적인 자막 제작과 번역은 외주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콘텐츠에 따라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넷플릭스의 자막은 이전부터 계속 도마 위에 올랐다. 오타·오역 뿐 아니라 역사왜곡, 이념 지향적 표현, 욕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영화 ‘사냥의 시간’ 독일어 자막에 ‘동해(Ostmeer)’가 ‘일본해(Japanischen Meer)’로 표기돼 논란이 일었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적나라한 욕설이 자막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지난 8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티저 영상. 당시 티저영상 자막에 욕설이 여과없이 노출돼 논란이 됐다. 현재는 수정됐다. [넷플릭스 캡처] |
이에 이용자들은 잘못된 자막을 신고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잘못된 자막을 신고하기 위해서는 ‘계정’ 탭의 ‘시청기록’에 들어간 뒤 각 콘텐츠 제목 하단에 있는 ‘버그/문제신고’에 접속하면 된다. 이후 자막 관련 문제에 체크하고 실제 사례를 적은 후 신고를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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