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방탄소년단(BTS) 덕 못 본 BTS폰…중고폰이 새폰보다 비싸다!”
이른바 ‘BTS폰’으로 불리는 갤럭시 S20플러스(+) BTS 에디션 마저도 새폰이 중고폰 가격에 역전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은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전 세계 2000만 BTS 팬 ‘아미’들을 위해 출시한 제품이다.
하지만 판매 부진으로 결국 ‘몸값’까지 낮추며 새폰이 중고폰보다 저렴해진 것. 사실상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플래그십모델 대부분의 실구매가가 중고폰보다 낮아졌다. 출시 반년도 안 된 스마트폰의 잇딴 ‘헐값 판매’에 소비자들도 당혹스럽단 반응이다.
22일 중고폰 판매 사이트 세티즌에 따르면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의 중고 시세는 이날 기준 63만~80만원에 형성돼 있다.
SKT향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이 63만1000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KT향이 80만4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시세 기준은 정상적인 결제 및 거래 완료 기준으로, 표준편차 범위를 벗어난 상하위 거래건을 제외한 범위 이내의 평균 거래금액으로 추산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의 중고폰 시세는 새 폰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난 7월 출시된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의 최초 출고가는 139만7000원. 이후 9월께 출고가를 135만3000원으로 한 차례 낮췄다. 공시지원금은 최대 50만원 수준이었다. 판매대리점 추가 지원금 15%를 합산할 시 실구매가는 77만8000원이었다.
하지만 KT가 이날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의 출고가를 124만8500원으로 낮추고 공시지원금도 40만~6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며 실구매가도 55만8500원(10만원 요금제 기준)으로 낮아졌다. SKT향 갤럭시 S20+ BTS 에디션 보단 8만원 가량, KT향 갤럭시 S20+ BTS 에디션 중고폰보다는 무려 25만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중고폰의 경우 신제품보다 비싸게 구매해도 요금제 선택이 자유롭다. 따라서 신제품보다 비싸도 소비자 입장에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있지만, 최근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 및 파생 모델을 중심으로 유난히 이러한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갤럭시 S20 울트라와 갤럭시노트 20, 갤럭시S20 FE(팬에디션)에 이어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의 신제품 실구매가도 중고가보다 낮아졌다.
업계에선 출시일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갤럭시 S21 출시를 앞두고 무리하게 재고를 밀어내려다보니 이러한 현상 빚어졌다 보고 있다.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단 반응이다. 출시된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된 신제품의 실구매가가 중고폰보다 낮아지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단 것이다. 이에 갤럭시 구매자들 사이에선 ‘초기 구매자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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