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건강관리기록시스템으로 비대면 진료 확산
-고대 안암병원 시작 내년까지 7개 대형병원 적용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서울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씨. 한차례 수술도 해 예후 관리 차원에서 6개월마다 병원을 찾고 있다. 매번 지방에서 오는 것도 힘들지만 교수 얼굴 잠깐 보려고 한두 시간 대기하는 것이 더 곤욕이다. 코로나19 감염 걱정에 병원에 오는 것도 꺼림칙하다.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것 ‘자체’에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병원 방문을 꺼리는 환자들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국내 최초로 고대 안암의료원에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도입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5년(2017~2021년)간 5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고려대의료원 중심 6개 의료기관, 삼성SDS, 비트컴퓨터 등 8개 ICT 기업이 참여했다.
P-HIS는 모바일 전자의무기록(EMR), 환자의 체온·혈압 등 건강 데이터를 수집·관리할 수 있는 개인건강관리기록시스템(PHR), 지능형 현장진료(PoC) 등을 제공한다.
특히 PHR은 비대면으로 환자들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환자들은 문자 메시지로 온 사이트 주소에 접속해 각자의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시간대 별로 증상과 체온, 심리 등을 입력하면 된다. 원격화상 버튼을 클릭해 담당 의사와 화상으로 상담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이 시스템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재진 환자들이 직접 병원에 가지 않고도 클라우드를 통해 비대면으로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본격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도입 전후 운영 및 유지체계 비교 [과기부 제공] |
모바일 EMR은 의료진이 입원실을 방문해 진료할 때 환자들의 다양한 의료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지능형 POC는 동일성분 의약품 중복처방 관리기준 등 최신 진료 기준에 따른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로써 중복처방, 중복검사 등을 방지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시할 수 있다.
P-HIS는 외래진료, 입원진료, 원무 등 다양한 병원업무를 38개(1차 병원은 8개)의 표준모듈 단위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규모의 병원 수요에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과기부는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개발돼 초기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가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의료정보 추가 적용이 쉽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과기부는 덧붙였다.
이번 고대 안암의료원을 시작으로 내년 3월과 6월 각각 고대의료원 구로와 안산에도 P-HIS가 적용된다. 과기부는 내년까지 총 7개 대형 병원에 P-HIS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헌 고려대의료원 P-HIS 사업단장은 “국가 차원의 빅데이터 정밀의료 생태계구축을 위해서는 P-HIS가 널리 보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안암병원 P-HIS 도입을 계기로 점차 타 병원으로 보급·확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석영 과기부 2차관은 “P-HIS가 널리 확산돼 국민들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