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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매대서도 밀려난 일본…‘대만표 간식’의 이유 있는 질주[언박싱]
대만 흑당 제품, 한국인 추억 속 달고나 뽑기 맛과 향 비슷
흑당 아이스바 30만개, 4개월만에 동나기도
일본 불매 운동 영향 속 코로나19 위안 소비로 ‘편의점 여행’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 휴가철이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던 직장인 김모(32) 씨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답답했다. 새벽에 차를 끌고 인천국제공항까지 드라이브에 나섰다. 텅 비어 있는 공항을 돌아다니던 김씨는 공항 내부 편의점에 들어갔다. 기분이라도 내자는 생각으로 김씨는 편의점에 있던 ‘햄치즈대만식샌드위치’와 ‘흑당밀크티’를 잡았다.

대만표 간식이 한국 편의점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소폭 증가세를 보이던 대만 간식 제품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 바람을 타고 급기야 올해엔 아예 한국 편의점 매대를 휩쓸고 있다.

2년만에 ‘0원’에서 ‘92억원’으로…대만표 간식의 질주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의 대만 직수입 제품 판매량은 2018년 0원에서 2020년 92억원으로 크게 뛰어 올랐다. 같은 기간 일본으로부터 직수입한 상품 규모가 53억원에서 0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GS25가 지난해 9월 대만의 유명 밀크티 브랜드 타이거슈가와 손잡고 선보인 ‘타이거슈가흑당밀크티’는 냉장컵커피 카테고리 상품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GS25가 대만으로부터 30만개 직수입한 ‘샤오메이흑당버블 아이스바’도 4개월만에 완판됐다.

GS25가 선보이는 타이거슈가흑당아이스바 이미지 [사진=GS25]
대만 간식, 어쩌다 韓 편의점 점령했나?

대만의 간식들은 어떻게 해서 한국 편의점을 점령하게 됐을까.

GS리테일 관계자는 “흑당 상품은 한국인이 선호하는 향이 잘 구현됐다. 어려서 설탕을 가스렌지에 녹여 먹던 달고나 뽑기와 굉장히 비슷해서 그런 정서를 터치하는 관능적인 배경이 있다”고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대만은 한국인들이 즐겨 방문하는 대표 여행지이며,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현지 먹거리들이 SNS 등을 통해 많이 소개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졌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국민해외관광객 주요 행선지 통계를 살펴보면 2019년 11월 한달 기준 한국인 관광객의 대만행 비행기 탑승은 13만 9176명이다. 이는 전년 11월 보다 38.6% 증가한 수치로 매월 평균 10만 7000명 넘는 한국인이 대만을 찾았던 셈이다.

대만 먹거리의 부상은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도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에서 상품 트렌드는 일본을 따라간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런데 2019년 7월 시작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은 편의점 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들여놔도 팔리지 않으니 일본 먹거리를 매대에 올릴 이유가 없었고, 수입처를 다변화 하다가 대만이 터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앞다퉈 대만 관련 제품을 매대 전면으로 세우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대만의 인기 밀크티 브랜드 ‘쩐주단’의 흑당 밀크티를 아이스크림콘으로 만든 ‘흑당버블밀크티콘’을 출시했다. 대만 편의점에서 완판 기록한 사례가 있는 인기 상품이다. BGF리테일은 해외 소싱을 담당하는 글로벌트레이딩팀을 신설하고 음료부터 젤리까지 10가지 대만 상품으로 출시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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