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사회적거리두기 강화 이후 매주 서너번은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는 자취생 박모(28) 씨. 하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때마다 다 먹지도 못할 양의 음식을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 난감하다. 박씨는 “간단하게 한 가지만 주문하고 싶어도 최소 주문금액이 1만5000원 안팎이라 이걸 맞추다보면 매번 두 개 이상의 메뉴를 시켜야 한다”며 “돈도 돈이지만 음식이 남는 것도 아깝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배달비 2000~3000원에 최소 주문금액까지 채워야 하는 상황에 금전적 부담도 덩달아 높아지는 게 현실. 배달비 포함 1회 평균 지출액만 2만~3만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필요 이상의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최근 수도권 지역 성인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배달앱 플랫폼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8%가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과도한 양의 음식을 주문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 배달비를 포함한 1회 평균 지출액은 2만~3만원(51.8%)이 가장 많았다. ‘2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32.8%, ‘3만원 이상’이란 응답자는 15.4%였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최소 주문금액으로 인해 원래 시키려던 양보다 많은 음식을 주문하며 금전적 부담도 커졌지만, 음식물·일회용품 쓰레기 증가 등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음식점주들은 최소 주문금액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최소 주문금액은 배달 앱 수수료 및 배달 대행비와 관련이 있다. 통상 배달 앱에 입점한 자영업자들은 배달 앱에 광고료와 중개 수수료를 내고도 배달 대행업체에 배달비까지 지불하고 있다.

실제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치킨집에서 1만7000원 상당의 치킨을 배달앱으로 판매할 경우 음식점주가 손에 쥐는 돈은 3844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와 배달 수수료를 반반씩 내면서도 음식점주가 져야 할 부담은 작지 않다. 건당 1만원 안팎의 음식을 배달해선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24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한 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연합]

반면 배달 수수료는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폭증한 데 비해 배달원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달앱 업체들은 배달 수수료를 올려서라도 배달 인력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배달앱 업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 늘어난 배달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배달 수수료를 인상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가 건당 6000원에서 8000원으로 수수료를 높였고, ‘생각대로’는 일부 지역에서 배달 수수료를 500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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