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피트니스 업계의 심각한 현실을 호소하며 형평성 있는 정책을 부탁하는 영상을 올린 유튜버 심으뜸 씨. 심 씨는 구독자 85만여명을 보유한 홈 트레이닝 분야 인기 유튜버다. [심으뜸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살고 싶어서 배달을 합니다. 언제 다시 영업을 할 수 있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이렇게라도 버티겠습니다.”(유튜브 ‘이득근’ 채널)
“문을 닫아도 월 고정 임·관리비 지출로만 1억원이 나갑니다. 형평성 있는 정책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유튜버 심으뜸)
구독자 수십만을 보유한 유명 헬스 유튜버들이 방역 당국을 향해 눈물의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한달가량 이어진 정부의 헬스장 집합금지 명령의 여파로 생계가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학원·태권도장·학원 등은 지난 4일부터 영업이 가능해졌지만, 헬스장 및 피트니스 시설은 오는 17일까지 집합금지 조치가 연장됐다. 이에 인기 유튜버를 포함한 다수의 헬스업계 종사자들은 현실적이고 형평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헬스장이 문을 닫은 후 먹방으로 전환, ‘타락헬창’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던 헬스 트레이너 겸 유튜버 ‘핏블리’는 지난 5일 “우리를 분열시키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헬스 트레이너 겸 유튜버 ‘핏블리’는 지난 5일 “우리를 분열시키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채널 '핏블리' 캡처] |
영상에서 그는 “현재 체육시설 업계의 모든 금전적 피해는 국민 개개인이 감당하고 있다”며 “영업 금지명령 준수하며 문을 닫아도 매월 나가는 월세, 관리비, 공과금, 기구 리스비, 은행 이자는 개인이 부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사실 유튜브 수익으로 손실을 메꾸고 버티고, 아니 버틸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사실 힘들다”며 “유튜브 수익조차 없는 개인 자영업자들은 하루 하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실감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체육시설 영업정지가 이뤄지면 일자리를 잃은 강사님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도록 유튜브를 통해 수업 수익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영상은 조회수 21만회를 넘겼다. 유튜버 ‘핏블리’의 구독자수는 58만3000여명에 달한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집합금지명령 2주 연장 소식에 실시간 방송에서 10분가량 아무말 없이 소주를 마시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헬스장 영업 정지로 생계가 위태로워 아르바이트를 하는 콘텐츠를 올린 유튜버도 있다.
구독자 약 6만 3000명을 보유한 유튜버 ‘이득근’은 지난 1일 ‘살고 싶어서 배달을 합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구독자 6만3000여명을 보유한 유튜버 '이득근'은 지난 1일 생계 유지를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이득근' 채널 캡처] |
꽤 오래 전부터 알바를 시작했다고 밝힌 그는 영상에서 “평소였으면 헬스장을 영업했을 텐데 지금은 아예 문을 닫아놓고 있다”며 “(영업을) 기다려주시는 분들 생각하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라도 하면서, 생계 유지해 나가면서 시설 유지하는데 필요한 부분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배달 알바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시설 유지비용으로만 매달 800만원의 고정지출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 (헬스장) 문을 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한달 째 문을 닫고 있는데 기약도 없다”며 “정말 답답한 상황이지만, 살아보려고 하고 있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3만4000여회를 돌파했다.
구독자가 100만명에 가까운 스타 유튜버도 폐업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구독자 85만명을 보유한 홈 트레이닝 분야 인기 유튜버 심으뜸 씨는 지난 5일 ‘피트니스 업계는 폐업 위기…’라는 영상을 올렸다.
[심으뜸 유튜브 채널 캡처] |
그는 영상에서 “가족 사업으로 헬스장과 필라테스 업장을 총 7개 운영하고 있는데 매달 임·관리비로만 약 1억 원의 지출이 되고 있다”며 “지금 2.5단계 연장과 함께 헬스장, 필라테스, 요가, 크로스핏, PT샵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저희 또한 지금 폐업 위기에 놓여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방역 당국의 헬스장 영업 제한에 대한 저항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코로나 시대, 실내 체육시설도 제한적, 유동적 운영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약 1주일만에 참여인원 20만명을 돌파, 현재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의 고위험시설 분류 기준이 1차원적이며 공통된 기준이 없다고 지적한 청원인은 ▷실내·실외 여부 ▷샤워장, 공용용품 사용제한 ▷시설 크기 대비 사용 인원 제한 등에 따라 체육시설 운영에 대한 융통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대구 지역에서 헬스장 겸 재활치료센터를 운영하는 50대 관장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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