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경영’ 박정호 SKT CEO
모빌리티 등 신사업 공격적 확대
‘글로벌 지휘’ 이해진 네이버 GIO
A홀딩스 회장 취임 ‘해외확장 속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크래프톤 상장…게임업계 파란 예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獨DH와 결합…아시아 배달 신드롬
박정호 SK텔레콤 CEO |
이해진 네이버 GIO |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 |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일상이 된 시대. 올해에도 물리적 단절을 비대면으로 연결하는 ‘패러다임 전환’은 가속화된다. 그 중심에서는 한국의 IT(정보통신기술)산업이 있다. 비대면의 핵심 인프라가 바로 IT 산업이다.
이 가운데 거침없는 인수합병(M&A)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꾀하는 이른바 ‘초연결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박정호 SK텔레콤 CEO(최고경영자)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IT업계에서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통신을 넘어 모빌리티·전자상거래·통합보안의 영역으로 저돌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법인도 오는 3월 정식 출범한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바로 이해진 네이버 GIO다. 네이버의 해외 사업 확장이 올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 기업공개(IPO) 최대어, 게임업계 파란의 주인공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도 올해 빼놓을수 없는 인물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올해 IPO(기업공개)를 통해 3N(넥슨·엔씨·넷마블) 중심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가치만 30조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은 1년간 추진해온 4조8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인수합병 딜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업 결합을 완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시아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다.
▶“하늘의 나는 차 시대 열겠다!” 박정호 SK텔레콤 CEO의 꿈의 도전=SK텔레콤은 더이상 단순 통신업체가 아니다. 지난해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37%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5~6년전 80%에 육박했던 전통 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낮추는 대신 ICT(정보통신기술) 신규 사업을 통해 체질 개선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바로 박정호 CEO다. 특히 주목되는 것이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미래 인류가 한세기 동안 꿈꿔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를 열겠다는게 박 CEO의 포부다.
티맵모빌리티는 1800만명 티맵 가입자 기반 택시호출·대리운전, 렌터카, 주차,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박 CEO은 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으로부터 3000억원 투자를 유치, 올 하반기 SK텔레콤 자회사 11번가를 통해 신규 서비스도 선보인다. 아마존 상품을 국내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자회사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법인도 올 1분기 내 출범해 통합보안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모빌리티, 전자상거래, 보안 등은 ‘통신’이라는 매개 기술을 바탕으로 모두 연결돼 있다. 여기에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부터 차세대 의료장비 시장, 자체 개발 AI(인공지능)반도체 등 SK텔레콤의 신사업 모두 촘촘히 얽혀 있다. 박정호 CEO의 ‘초연결 경영’이 한층 강화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의 글로벌 협력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이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도이치텔레콤 등 각 분야 최정상 기업들과 손을 잡아 왔다. 박 CEO도 올해 그룹사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서 “우리 혼자만의 스토리와 역량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며 “다양한 영역의 국내외 기업들과 과감하게 협력할 수 있는 개방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성공 신화 이해진의 또 다른 도전=오는 3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법인 ‘A홀딩스’가 정식으로 출범한다. 양사 지분 50대 50으로 구성된 조인트벤처(JV)다. 이해진 네이버 GIO가 A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네이버 성공 신화 이해진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2016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해외 사업에 집중해온 이해진 GIO는 일본 최대 메신저 라인과 야후재팬을 정점에서 관리하게 된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는 앞서 경영통합을 선언했다. 이에 합작법인 A홀딩스는 Z홀딩스의 최대 주주가 된다. Z홀딩스는 라인과 야후재팬을 각각 자회사로 두는 구조를 완성했다. 라인과 야후재팬 일본 내 실 사용자를 단순 합산하면 1억5000만명이 넘는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경영통합하고 이를 최상단에서 지배할 합작법인을 세운 것은 두 서비스 시너지로 미국·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과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해진 GIO는 A홀딩스를 이끌며 일본 검색 시장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일본 검색 서비스 시장에 두 차례 진출을 시도했지만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0년에 일본에 검색 사업을 전담할 법인 네이버재팬을 설립했지만 2005년 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야후재팬과 구글에 밀려 시장 점유율에서 부진했다. 2006년 검색업체 첫눈을 인수하면서 재기를 모색한 네이버는 2007년에 다시 네이버재팬을 설립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2013년 말에 두 번째로 서비스를 폐쇄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네이버 검색이 일본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경쟁자였던 야후재팬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경영을 통합했기 때문이다. 이에 A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된 이해진 GIO가일본 맞춤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개발해 일본에서 세번째 검색 시장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가치 30조 올해 IPO 최대어 크래프톤을 이끄는 장병규 의장=크래프톤은 올해 IPO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기업가치는 최소 20조원 이상으로 상장 시 최대 30조원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IPO를 목표로 주관사까지 선정한 상태다.
크래프톤은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중심의 ‘3N’ 체제에 맞설 최대 대항마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크래프톤 영업이익은 6813억원으로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6681억원)보다도 높다.
크래프톤 최대 주주는 17.4%를 보유한 장병규 의장. IPO로 장 의장은 또 하나의 대박 신화를 예고 하고 있다. 장 의장은 2007년 크래프톤 전신인 블루홀 창업 이후 약 15년 만에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크래프톤은 펍지주식회사·펍지랩스·펍지웍스를 흡수합병해 통합법인으로도 출범했다. 펍지주식회사는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1인칭 FPS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개발사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기록한 게임이다. 시장조사업체 센터타워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20년 전 세계에서 전년 대비 64.3% 증가한 26억달러(약 2조8800억원)의 매출(텐센트 화평정영 게임 로열티 포함)을 올렸다.
▶기업결합 완성 1조원대 자산가 반열 김봉진 의장, 해외에서도 배달 도전=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오랜기간 끌어왔던 독일 DH(딜리버리히어로)와의 기업결합을 드디어 완성했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로 발표한 뒤 1년이 걸렸다.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딜이 성사된 셈이다. 이를 통해 배민을 DH에 매각한 창업자 김봉진 의장은 1조원대 자산가 반열에 올랐다. 매각 대금으로 받기로 한 DH 주식 가치가 1년만에 3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결합 완성으로 배민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 된다. 우아한형제들은 DH와 50대 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조인트벤처인 ‘우아DH아시아’를 세운다. 우아DH아시아는 한국과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배민 지역법인과 DH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을 맡아 경영한다. 김봉진 의장이 우아DH아시아의 이사장 겸 합작사업본부장을 맡는다.
배민은 국내 배달앱 시장서 독보적 1위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2019년 거래금액 기준으로 배민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지난해 10월 배민 월 방문자 수(MAU)는 1556만1663명으로 요기요(700만9124명), 쿠팡이츠(155만5837명) 등을 압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같은 시장 장악력과 마케팅 경쟁력을 발판으로 DH의 IT기술을 접목해 자율주행 로봇배송 등 푸드테크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태일 기자